가뭄과 재배면적 감소로 인해 국내산 과일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반면 수입산 과일은 물량과 종류가 늘어나며 가격이 계속 떨어져 대형마트 매대를 속속 점령하는 중이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토마토, 배 등 국내에서 주로 재배되는 과일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지난해에 비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토마토 소매가격은 지난 27일 1kg 당 3047원으로 전년 대비 35.5%나 올랐다. 방울토마토 소매가격은 작년보다 38.8% 오른 5500원(1kg 기준)으로 집계됐다.
배 10개의 평균 소비자가도 지난해 3만 3089원에서 올해 3만 9002원으로 6000원 가까이 올랐다. 여름 대표 과일인 수박 역시 소매가격 기준 1개당 1만 8123원으로 1년 전(1만 6158원)과 비교했을 때 월등한 가격 차를 보였다. 이 외에도 사과와 참외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10.3%, 2%씩 뛰었다.
과일값이 급등하는 이유로는 재배면적 감소와 폭염 및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부진 등이 꼽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수박, 참외 등 지금 한창 많이 먹는 과일의 재배 면적이 몇년 새 꾸준히 줄어 공급량이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며 "사과, 배 등 저장 과실도 지난해 폭염의 영향으로 작황이 부진했다"고 밝혔다. 최근 가뭄이 장기화되면서 과실 출하가 원활하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와 달리 주요 수입산 과일의 소매가격은 큰 폭으로 떨어지며 매력적인 대체재로 떠올랐다. aT에 따르면 상품 망고의 소매가격은 지난 27일 4364원으로 전년 대비 21.2% 떨어졌다. 건블루베리 소매가격도 3453원으로 작년(4071원)과 비교했을 때 15.2%나 낮아졌다. 이 뿐만 아니라 파인애플 값은 전년 대비 7.3%, 자몽 값은 6.8% 각각 저렴해졌다.
수입산 과일값이 저렴해진 것은 국내 유통되는 물량과 종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들어온 수입과일 물량은 총 86만 3663톤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형마트나 백화점이 독특한 해외 과일을 직수입해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 롯데마트는 수입과일 품목을 확대해 현재 우즈베키스탄 체리, 망고스틴 등의 과일을 판매하는 중이다. 실제 롯데마트 전체 과일 매출에서 수입 과일이 차지하는 비중도 늘어났다. 롯데마트의 수입과일 비중은 2015년 34%였으나 올해 들어 39%까지 올라갔다.
이마트에서도 인도산 망고, 코코넛, 파파야 등 이색적인 수입 과일을 찾아볼 수 있다. 산지 다변화를 통해 다양한 과일 상품을 선보이고자 한 것이다. 덕분에 이마트 전체 과일 매출에서 수입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1~27일 사이 약 40%까지 올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존에는 수입 과일의 단가가 높아 수요에 한계가 있었으나, 최근 대량 직수입이 늘어나며 가격이 떨어져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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