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가운데 가장 흔한 갑상선 유두암의 전이 원인이 실험적으로 규명됐다. 25일 한국연구재단에 따르면 박태준·김장희 아주대 의대 교수팀은 갑상선 유두암에 존재하는 노화종양세포(종양세포 중 더 이상 증식하지 않는 세포)가 갑상선암 세포 이동을 촉진시키고 주변 장기조직을 공격해 암 전이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최근 밝혀냈다.
그동안 노화된 세포는 종양세포가 악성 종양으로 진행하는 걸 막아주는 장벽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세포 노화를 극복하고 암으로 진행한 조직에서는 노화종양세포가 매우 적거나 소실된다고도 여겨졌다.
하지만 연구팀은 침윤성 갑상선암에서 노화 소견을 보이는 종양세포들이 다수 존재하는 걸 발견했고 특히 종양 침윤 부위에 높은 빈도로 존재하는 것도 확인했다. 또 갑상선암에 존재하는 노화종양세포가 암세포 침윤과 전이를 촉진시킨다는 것도 이번에 처음 규명했다.
연구 결과 수술로 절제된 갑상선암 조직에서 노화종양세포는 암이 처음 발병했던 병소뿐 아니라 림프관이나 림프절 전이 부위에도 소실되지 않고 다량 존재했다. 노화종양세포가 다양한 노화 관련 분비물질을 내는 것도 유전자분석기법 등으로 환자의 암 조직에서 확인했다. 아울러 쥐 실험으로 노화종양세포가 갑상선암 세포 이동을 빠르게 이끈다는 것도 밝혀냈다.
특히 연구진은 노화 관련 분비물질 중 케모카인 단백질 일종인 'CXCL12'가 그 수용체인 'CXCR4'를 통해 갑상선암에서 암세포 침윤을 선도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CXCL12가 조직에서 떨어져 혈관이나 림프관에 떠다니는 종양세포 생존을 증가시킴으로써 암세포 전이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암에 존재하는 노화종양세포가 다양한 노화 관련 분비물의 발현을 통해 암 진행에 관여할 수 있다는 걸 처음 규명한 것"이라며 "향후 새로운 항암 치료와 신약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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