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더모코스메틱(Dermocosmetic)' 화장품을 놓고 업체 간 경쟁이 뜨겁다. '저자극·무(無)화학·안정성'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관련 제품의 수요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화장품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을 필두로 더모코스메틱을 강조한 브랜드가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더모화장품 인기를 좇아 제품보다는 이름만 차용한 사례도 적지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모코스메틱 시장규모는 약 5000억원 내외로 추정된다. 안전한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매년 15~20%씩 고성장하는 시장이다. 의약화장품을 비롯 관련 브랜드의 입점 비율이 높은 올리브영에서도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더모코스메틱 제품의 연평균 매출이 30%가량 뛰었다. 시장의 성장세가 견고하게 이어지자 업체별 경쟁이 본격화 된 셈이다.
더모코스메틱은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화장품(Cosmetic)'의 합성어로 기능성 약국 전용 화장품이나 피부 전문가가 만든 화장품을 뜻한다. 의약품과 비슷한 수준의 연구개발과 임상시험을 병행하기 때문에 '믿고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 신뢰도가 높다. 게다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화학물질에 대한 반감이 높아진 것도 더모 화장품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다.
아모레퍼시픽은 2012년 메디컬 사업에 먼저 눈을 돌렸다. 메디컬브랜드 '에스트라'를 론칭하고 전담부서를 신설해 힘을 실었다. 병·의원 채널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기반으로 안티에이징, 더마케어 화장품, 비만, 헤어, 피부의약 등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은 "이 분야에서 에스트라가 1위 브랜드가 돼야 한다"고 특별 주문을 넣을 만큼 에스트라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생건 또한 더모 화장품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피부과 화장품으로 시장에 자리잡은 '차앤박화장품'을 지난 2014년 인수해 업계 경쟁력을 높였다. LG생건의 유통망과 브랜드 관리 노하우와 결합한 차앤박 화장품은 인수 이후 날개를 달았다. CNP차앤박의 매출은 2014년 256억원에서 지난해 524억원을 기록했다. 인수 2년만에 무려 104% 성장률을 보인 것이다.
회사는 전문브랜드 '더마리프트', 더페이스샵 내 '닥터벨머(Dr.Belmeur)' 라인 등을 지속적으로 론칭해 더모화장품 부문을 강화하고 있다.
중소브랜드에서도 더모 화장품 키우기에 팔을 걷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피부전문가로 이뤄진 리더스피부과가 출범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 아닌 기획부터 제조·판매·유통을 독자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자체 피부과학연구소 '리더스랩'을 운영하며 모든 제품을 서울대학교병원 피부과에서 임상 시험을 거친 후 판매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곳이다.
리더스코스메틱 관계자는 "전문가의 진두지휘아래 파라벤 6종, 페녹시에탄올, 인공색소, 인공향 등 '4無 시스템' 원칙을 고수하며 더모코스메틱의 의미를 실천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외에도 고운세상 피부과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닥터지(Dr.G), 코스모코스 피부과학연구소가 내놓은 비프루브(VPROVE) 등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콘셉트만 따라한 이른바 '무늬만 더모화장품'을 경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더모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이에 편승하려는 '꼼수 브랜드'가 나타나기도 한다"면서 "전문 연구 없이 (더모코스메틱) 이미지만 내세워 '닥터, 메디컬'등 용어만 강조한다거나 의약용품을 연상하게 하는 제품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김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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