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3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6%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이 전망치를 상향조정한 것은 2014년 4월 이후 3년만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금융통화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내외 여건변화를 감안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1월 발표한 2.5%에서 0.1%포인트 올린 2.6%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1.8%에서 1.9%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소비는 여전히 저조했지만, 수출과 투자의 호조에 힘입어 금년 1분기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0.5%)에 비해 상당폭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한국 경제가 올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어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1분기 성장률은 0.7~0.8%의 높은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한국은행이 성장률 전망치 상향 조정 발표와 함께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하루새 11.7원 급등한 1129.70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국내 수출업체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외환시장에서 수급상황이 변화할 것이란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여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달러 강세 경계 발언도 원화값 상승에 불을 붙였다.
국내 주식시장의 외국인 순매도 행진도 이날은 주춤했다.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 가능성 등 지정학적 리스크의 영향으로 최근 700억원대 수준까지 확대됐던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이날은 한국은행 발표와 함께 400억원 대로 줄어들었다.
다만 글로벌 경기 호전에 따른 국내 실물 경기 개선은 대외여건 불확실성이란 악재에 발목이 잡혀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은 분석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 조치가 1년간 계속될 경우 올해 GDP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추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추산됐다. 사드 보복이 없었다면 올해 2.8% 성장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이 총재는 "주요국과의 교역여건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가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여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고 보유자산 축소 논의까지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종훈 기자 / 부장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