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연 매출 12조원 달성에 자신감을 보였다. 무엇보다 직원과의 소통 경영으로 그간 꾸준하게 제기된 노조와의 갈등 역시 불식시키겠다는 각오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지난 2011년 이후 멈춘 '배당 시계'도 조만간 재가동하기로 했다.
조 사장은 27일 인천국제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보잉 787-9 도입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달 사장 취임 이후 언론 앞에 선 첫 공식행사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취임 이후 노조를 잇따라 방문하고 직원들과 함께 배구장 나들이에 나서는 등 친화적인 행보를 보이는 한편 경영에서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신형 항공기 도입은 대한항공이 지난 10년 동안 준비해온 만큼 개인적인 성과로 볼 순 없지만 보잉 787-9을 적극 활용해 성장잠재력이 큰 노선을 적극 발굴해 매출 증대는 물론 국가경쟁력도 끌어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에도 환율 변수와 고유가 우려가 큰 만큼 가성비 좋은 차세대 항공기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2019년까지 보잉 787-9 항공기를 총 10대 들여올 예정이며, 보잉사와 10대를 옵션으로 계약해 787-9 또는 787-10을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다. 오는 8월에는 소형기인 CS300도 도입하는 만큼 기단 교체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에 따르면 이번에 새로 주문한 항공기만 80대에 달한다.
보잉 787-9은 연료효율과 기내환경을 개선한 차세대 항공기로 탄소절감효과도 있어 친환경 항공기로 불린다.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도입한 A350보다 크기는 작지만 총 269석으로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해 효율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세계 항공사로는 23번째로,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대한항공이 들여왔다.
조 사장은 운영 효율을 높여 12조원 매출 달성은 물론 장기적으로는 부채비율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대한항공은 지난 2012년 12조341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뒤 4년 연속 11조원대의 연간 매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1조7319억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1178%로 글로벌 항공업계 내에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조 사장은 그동안 여객, 화물, 기획, 자재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아왔다. 그만큼 부서간 효율화로 실적 개선을 일으키면서 직원 행복도 증대시키겠다는 입장이다. 조 사장은 "평소 직원들과 의견을 나누는 것을 좋아한다"며 "과거에는 특정 분야를 담당했지만 지금은 경영 전반을 책임지는 만큼 다양한 곳에서 직원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이를 경영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승무원 책임제도를 적극 시행할 방침이다. 최근 술에 취한 승객에 따른 기내 사고로 승무원 대응이 문제가 된 만큼 안전 지침을 개선하기로 했다. 현장에서 승무원이 직접 판단해 운항이나 탑승객 안전에 문제가 될 경우 테이저건이나 포승줄을 즉각 사용하고 이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회사가 맡는다.
그는 "배당을 쉽게 자신할 순 없지만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으로 주주가치 극대화를 통해 신뢰있는 기업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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