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는 다른 암에 걸릴 확률이 암 비경험자에 비해 약 14% 높고, 특히 17세미만의 소아청소년 환자는 2차 암발생 확률이 6.1배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차 암은 기존에 암이 발생했던 곳이 아닌 다른 장기에 암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같은 위치에 암이 다시 자라나는 '재발 암'이나 같은 암 세포가 혈관이나 림프 등을 타고 다른 장기로 옮겨가 발생하는 '전이 암'과는 성격이 다르고 치료방법도 달라진다.
최근 들어 기존 암환자의 2차암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과 관련해 유전적 취약성이나 특징, 원발암(처음 생긴 암)의 치료법 등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립선암은 재발과 2차 암의 발생이 관계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일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변석수 교수팀에 따르면, 2003년 5월부터 2013년 3월까지 약 10년간 전립선암으로 진단받은 환자 3,866명을 조사한 결과, 약 9.3%에 해당하는 361명의 환자가 전립선암 진단을 받기 전이나 후에 다른 암으로 치료를 받은 병력이 있었다. 암 제거를 위해 근치적 전립선 절제술을 받은 환자 1,915명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2차 암이 발생하거나 이전에 있었던 환자는 159명(8.3%)에 달했다. 또한 환자의 전립선특이항원검사 수치(PSA)나 주변조직 침윤(EPE), 정낭 침윤(SVI), 절제면 양성(Positive Surgical Margin) 등의 검사결과는 전립선암의 생화학적 재발(BCR)에 연관이 있지만 2차 암의 발생은 전립선암 재발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원발암과 2차 암의 관계와 치료법 연구에 있어 새로운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변석수 교수는 "2차 암의 존재여부가 적어도 전립선암 환자에 있어서는 더 나쁜 예후를 보인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며"다발성 암의 발생이 증가하고 있고 환자에게 큰 절망감을 줄 수 있지만, 주치의사와 함께 치료에 충실히 임하면 여전히 이전과 같은 완치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비뇨기암 연구관련 저명한 학술지(Clinical Genitourinary Cancer)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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