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이 통상 20년 이상의 장기적인 가격상승 추세를 의미하는 이른바 '슈퍼사이클'에 진입했다. 여러 IT 기기 중 스마트폰이 반도체 호황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세계 스마트폰 부품시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상위 20개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평균 낸드 플래시 메모리 용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기별 탑재 평균 메모리 용량은 지난 2014년 3분기 14.7기가바이트(GB)에서 지난해 3분기 32.7GB로 무려 123% 늘었다.
낸드 플래시는 전원이 끊겨도 저장 데이터를 보존하는 비휘발성 메모리다. 서버, 컴퓨터, 스마트폰 등 여러 IT 기기에서 데이터 저장소로 사용된다. 시장에서 고용량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낸드 플래시는 기존 평면 방식에서 위로 쌓아올리는 3D 방식으로 중심이 옮겨져 성장하고 있다.
운영체제(OS)별로 나눠보면 iOS 진영의 애플 기기의 평균 메모리 용량은 2016년 3분기 66GB를 기록했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스마트폰의 평균 메모리 용량은 같은 시기 27GB를 기록했다.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중국 오포와 비보의 스마트폰 평균 메모리 용량은 35GB 이상이다. 중국은 메모리 용량 뿐만 아니라 램 용량 등을 높게 탑재해 스펙 중심의 마케팅을 벌이는 경향이 있다.
스마트폰 메모리의 고용량화는 사용자가 소비하는 콘텐츠의 용량이 커졌기 때문이다. 4K 동영상, 가상현실(VR) 관련 콘텐츠가 대표적인 고용량 콘텐츠로 꼽힌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터 애널리스트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포함한 고가 부문에서 3D 낸드로의 이동은 2017년 본격적으로 발생해 올해 상반기 공급부족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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