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장군이 한층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겨울철은 따뜻한 실내에 있다가 외부에 나왔을 때 혈관질환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더욱 주의가 필요한 계절이다.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각한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평소 관리가 요구되기도 한다.
◆추운 아침 더욱 위험한 혈관질환…심근경색·뇌졸중 주의
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으로 막혀 혈액공급이 차단되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으로 혈관이 완전히 막혀 버리면 극심한 가슴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식은땀, 구토, 졸도 등이 동반된다.
심근경색은 새벽이나 아침에 발생하기 쉽다. 우리 몸이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상승해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담배에 불을 붙인다면 죽기를 각오한 흡연임을 명심해야 한다.
한 전문의는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심근경색의 연결고리"라며 "부정맥으로 혈압이 내려가면 뇌손상이 발생하기 쉬기 때문에 심근경색 증세가 발생하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겨울철 실내에서 생활하다 보면 따뜻한 기온 덕분에 근육과 혈관이 이완된다. 실내에 있다가 외부로 나와 이완된 혈관이 갑자기 차가운 공기를 접하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데 이것이 바로 뇌졸중이다. 이로인해 대량으로 뇌출혈이 발생하면 돌연사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는 뇌출혈은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이거나 고령자, 폐경기 이후 여성들이 더욱 신경써야 한다.
◆알코올, 흡연, 비만 모두 '혈관의 적'
혈관건강을 위해서는 사우나, 찜질방 출입도 자제해야 할 것을 권한다. 40도 이상 고온인 경우가 많은 사우나와 찜질방에서 갑자기 핑도는 느낌이 든다면 위험신호다. 심장과 뇌로 가야 할 피가 피부로 쏠리면서 혈액이 부족해 어지러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냉온찜질을 반복하는 것도 좋지 않다. 높은 온도에서 확장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모자랐던 혈액량이 더 감소해 심장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만성질환자는 물론 건강한 사람도 음주 후 사우나나 찜질방은 삼가야 한다. 술을 마신 직후에는 혈관이 확장돼 혈압이 떨어지지만, 술에서 깨면 혈압이 갑자기 상승해 혈압변화가 커지기 때문이다.
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이 필수다. 지속적인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심근경색, 뇌졸중에 노출될 가능성이 20~40배 높다.
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짠 음식을 삼가고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려야 한다. 현미와 같은 잡곡류를 많이 먹고 지방이 많은 육류 섭취도 적당량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식이요법과 함께 체중감량도 혈관질환 예방법 중 하나다. 비만은 혈관질환의 적이다.
물론 스트레스 관리와 규칙적인 생활습관도 필요하다. 혈관질환으로 돌연사하거나 뇌출혈 등에 노출된 이들을 살펴보면 스트레스 관리가 되지 않거나 불규칙적인 생활을 한 이들이 많았다.
◆예측할 수 없어 더 무서운 '혈관질환'
우리 몸은 어떤 일이 있어도 뇌와 심장에 피를 공급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 아무리 담배를 많이 피우고, 술을 많이 먹어도 멀쩡하게 느끼는 것은 우리 몸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장기와 뇌에 피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저히 피를 보낼 수 없을 정도로 루트가 차단되면 가장 취약한 부위가 바로 뇌다. 뇌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체적으로 피를 끌고 올 수 있는 능력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 등으로 쓰러진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즉각적으로 실시하는 이유는 인공순환을 시도해 환자의 심박동이 회복될 때까지 뇌와 심장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관계자는 "어제까지 아무 일 없었지만 오늘 갑자기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혈관질환이라는 방아쇠가 당겨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미리 예방할 수 있다"며 "방아쇠는 언제든지 당겨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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