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지난 4분기 영업이익 9조2200억원을 기록하면서 13분기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갤럭시노트7 단종에 따른 충격을 다른 사업부문이 흡수했고 특히 반도체 부문은 5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수준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어닝서프라이즈'를 견인했다.
삼성전자는 24일 지난 4분기 영업이익이 9조22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0.11%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0.03% 상승한 53조3300억원, 순이익은 119.89% 증가한 7조9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4분기 원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며 부품 사업을 중심으로 약 3000억원 수준의 긍정적 환영향이 발생했다"면서 "지난해 전체 기준으로 매출은 201조8700억원, 영업이익은 29조2400억원의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각 사업부별로는 IT·모바일(IM) 사업부는 매출 23조6100억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부품(DS) 사업부는 매출 22조2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3400억원이었으며, 이 중 반도체 부문은 4조9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소비자 가전(CE) 사업부는 매출 13조6400억원, 영업이익 3200억원을 거뒀다.
◆ 훨훨 날아오른 반도체…실적 상승의 1등 공신
4분기 반도체 사업부는 고성능·고용량 제품 공급 확대에 따른 메모리 실적 성장으로 매출액 14조8600억원과 영업이익 4조9500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분기 최대 영업이익은 2015년 3분기에 기록한 3조6600억원이었다.
4분기 메모리 사업은 낸드의 경우 고용량 48단 V-낸드 SSD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D램은 고용량 스마트폰과 데이터센터용 공급을 늘려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낸드의 경우 V-낸드 투자에 집중, 64단 V-낸드 공정 전환에 주력하고 고성능 서버용 SSD 등 프리미엄 시장 대응에 주력해 기술 리더십 강화와 함께 수익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D램의 경우도 10나노급 D램 공정 전환을 본격화해 기술 리더십을 더욱 강화하는 한편 고용량·고성능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더욱 주력할 예정이다.
시스템LSI 사업은 4분기에 중저가 모바일 AP 수요 견조세와 업계 최초 10나노 파운드리 공정 개시 등을 통해 전 분기 수준의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는 10나노 공정 제품 양산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14나노 제품기반의 오토모티브(Automotive)·웨어러블(Wearable)·IoT 등 제품 다변화와 이미지센서·DDI(디스플레이구동칩) 등의 제품 공급 확대를 통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계획이다.
◆ LCD 패널 가격 상승·OLED 수요 증가 수혜
4분기 디스플레이 사업은 매출 7조4200억원, 영업이익 1조3400억원으로 집계됐다. 4분기 고객 다변화를 통한 OLED 판매 증가와 UHD 중심의 고부가 TV 패널 판매 증가로 인한 LCD 분야 실적 개선으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OLED의 생산 능력 확대를 통해 플렉서블 제품 공급을 늘려 전년 대비 실적 향상에 주력할 방침이다. 또 LCD는 UHD·대형 패널 등 고부가 제품 경쟁력 강화와 프레임리스(Frameless)·커브드(Curved) 등 차별화 제품 판매 확대를 추진해 안정적 수익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특히 1분기는 주요 스마트폰 고객사들의 OLED 채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거래선 수요, 적극 대응해 실적 향상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전적으로 LCD 사업은 1분기가 비수기이지만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와 원가 경쟁력 제고를 통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예정이다.
◆ 갤노트7 공백에도 S7·S7엣지 선방
4분기 IM 부문은 매출 23조6100억원, 영업이익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무선 사업은 갤럭시 노트7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갤럭시 S7·S7 엣지와 중저가 모델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IM 부문 실적 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할 방침이다. 우선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경우 차별화된 디자인과 혁신 기능을 통해 시장 리더십을 강화하고, 중저가 스마트폰의 경우는 방수방진, 지문인식 등의 기능도입으로 제품 경쟁력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차별화와 더불어 소프트웨어와 솔루션도 지속 강화할 방침이다.'삼성 클라우드'와 '삼성 페이' 등은 적용 모델과 지역을 확대하고 전략 모델에는 인공지능(AI) 관련 서비스도 도입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개발에서 제조까지 품질 관련 전체 프로세스를 전면 개편하고, 재발 방지 대책과 함께 전문 인력을 보강하는 등 고객의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 체제를 확립할 계획이다.
한편 1분기의 경우 스마트폰 판매량과 매출은 전 분기 대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마케팅 비용 증가도 예상돼 이익은 전분기 대비 소폭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갤럭시 A·J 시리즈 등 보급형 스마트폰 판매 확대를 통해 계절적 비수기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 소비자가전, 신규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
4분기 CE 부문은 매출액 13조6400억원, 영업이익 3200억원을 기록했다. 생활가전은 전년 동기 대비 '애드워시' 세탁기와 '셰프컬렉션'주방가전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로 매출은 성장했지만 B2B 부문 신규 투자에 따른 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영업이익이 줄었다.
TV의 경우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등 연말 성수기 프로모션 강화 속에 SUHD·커브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는 확대됐지만 패널 가격 상승과 환율 영향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감소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TV 사업은 QLED TV 중심으로 고부가 제품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확대에 역점을 두고, 생활가전은 '패밀리허브 2.0' 냉장고, '플렉스워시'세탁기 등 혁신 제품과 스마트 가전 강화, B2B 투자 본격 확대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TV 사업은 패널가 강세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판매량 감소가 예상된다. 이를 대비해 삼성전자는 QLED 신모델 조기 도입 등 전년 동기 대비 실적 개선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생활가전의 경우는 유통과 협업을 강화해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 "1분기 실적 하락 예상…세트사업 계절적 비수기"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전사 실적이 지난 4분기 대비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품 사업은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가격 강세 지속과 시스템LSI 10나노 양산 본격화, OLED 거래선 신제품 수요 확대 등이 예상되지만 세트 사업은 계절적 요인으로 TV 판매 감소와 무선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 하락이 예상된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시설투자는 25조5000억원이 집행됐다. 이 중 반도체가 1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가 9조8000억원 수준으로, 반도체 중 메모리와 시스템LSI 비중은 약 8대 2이다.
올해 시설투자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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