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작된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의 임금·단체협약 협상이 해를 넘겨서도 이어지고 있다.
1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파업을 하고 있다. 노조는 금속노조에 가입한 뒤 첫 번째 파업인 만큼 참가 조합원이 많을 것으로 전망한 반면, 회사 측은 이번 임단협 협상과정에서 파업에 참가 조합원 수가 1000~2000명에 그쳐 이날도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단협 협상에서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사측이 내놓은 임단협 협상안을 노조가 거부한 뒤 양측은 입장차이를 전혀 좁히지 못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의 협상안을 거부한다는 노조의 뜻을 전달했지만 아직 사측으로부터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11월 말 기본급 동결, 평균 임금 3만9000원 인상, 노사화합 격려금 100%+150만원 등을 제시했다. 앞서 노조는 기본급 9만6712원 인상, 성과급 250% 이상 지급, 직무환경수당 상향, 성과연봉제 폐지 등을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오는 설 명절 전에 임단협 협상을 마무리하자고 합의한 바 있다. 강환구 사장이 지난 3일 백형록 노조위원장을 찾아 새해 인사를 하는 자리에서 제안한 것이다. 이에 대해 노조 관계자는 "설 연휴 전까지 임단협 조항까지 모두 합의할 수 없으니 큰 틀에서의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설 명절 전에 현대중공업 노사의 임단협이 타결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노조가 금속노조에 가입하면서 협상안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금속노조가 결정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금속노조가 사내하청 근로자에 대한 조건도 임단협 조항에 넣으려 할 것이라는 예측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이달 초 금속노조에 편입됐다는 공문을 받았다"며 "만약 설 명절 전에 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으면 그 뒤에는 금속노조가 협상에 직접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노사도 지난 가을 이후 임금협상을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는 노동자협의회 집행부가 새로 구성되지 않아서, 노협 집행부가 구성된 뒤에는 삼성중공업 임원 인사 이뤄지지 않아 교섭조차 하지 못했다. 노사는 오는 17일 중단됐던 교섭을 재개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의 임협도 회사의 구조조정이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노협 관계자는 "지난해 사측이 내놓은 자구안이 이미 강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2차(자구안)가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이 임협 교섭에서 보이는 태도를 보고 향후 투쟁일정 등을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 노협은 지난해 임협에서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자기개발비·자율관리비·통상시급 적용, 쟁의활동 참여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 환원 등을 요구했다. 또 인사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인사고과제도 폐지 등도 요구사항에 포함시켰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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