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팅룸에 들어선 중국인 관광객이 자신의 취향에 관해 컴퓨터에 입력한다. 평소 어떤 스타일의 옷을 즐겨입는지, 좋아하는 색깔은 무엇인지 등 아주 간단한 내용들이다. 그러자 곧 피팅룸에 있는 거울 속 화면에는 가장 어울릴만한 의상부터 소품까지 한 눈에 보여진다. 자신의 모습에 비춰지니 더욱 실감이 난다. 방대하게 축적된 관광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어울릴만한 여행지와 맛집까지 안내해주니 ‘왕손님’ 대접을 제대로 받은 듯한 기분이다.
3차 서울 시내면세점 대전에 뛰어든 HDC신라면세점이 삼성의 IT기술을 접목한 ‘디지털 혁신 면세점’을 선보인다.
◆ 삼성전자와 손잡고 MR기술 유통업계 처음 선보여
단순히 가상현실(VR) 아니라 가상과 실제를 넘나드는 융복합현실(MR·merged reality) 기술을 도입한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의 5세대 통신을 활용한 MR 기술을 유통업계에서 선보이는 것은 HDC신라면세점이 처음이다.
쇼핑을 돕는 것 뿐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자연경관 뿐 아니라 한류 문화를 체험하며 대한민국의 과거, 현재, 미래까지 체감할 수 있는 면세점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HDC신라면세점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등에게 한국의 발전된 디지털 기술과 역동적인 즐거움, 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며 “지금까지의 면세점과는 차원이 다른 IT융복합의 체험형 면세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강남에 놀러온 싼커 사로잡는 ‘밀레니얼 면세점’ 으로
HDC신라면세점이 IT기술을 내세운 배경에는 개별 관광으로 한국을 찾는 이른바 싼커(散客)가 자리잡고 있다.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로 대변되는 싼커는 이전 세대보다 자유롭고 IT기기와 각종 트렌드에 익숙하며 소비력이 높다.
HDC신라면세점이 후보지로 삼성동 일대의 강남 지역을 택한 것도 개별 관광객의 비중이 높고, 젊은 관광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이라는 이유가 크다. HDC신라면세점은 이곳에 밀레니얼 세대를 사로잡을 ‘젊은 면세점’을 세워 세계인이 경탄할 만한 IT 기술을 비롯해 뷰티와 패션, 컬쳐 등 싼커들이 선호하는 한류의 모든 것을 담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 면세점과는 다른 동선과 매장 배치로 자유롭고 특색 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젊은 관광객들에게 어필한다는 전략이다. 국산 플래그십 매장과 신진 디자이너 및 K드라마 편집숍을 면세점 간판에 배치하고, 라이프 스타일 상품군을 강화하는 것이 한 예다. 특히 용산 1호점의 주요 성공 요인이 특화된 국산품 매장이라는 내부적 판단에 따라 이를 더욱 확대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고 HDC신라면세점 측은 설명했다.
◆ 강남 활성화 전략도 빼놓을 수 없어
이와 함께 면세점 사업지인 강남 활성화 전략도 내세웠다. 서울에서 운영 중인 시내면세점 9개점 중 8곳이 강북에 위치해 있는 만큼 강남(삼성동)에 면세점을 운영함으로써 ‘용산-중구-강남’을 잇는 ‘Duty-Free 벨트’를 완성, 서울 중심부를 관통하는 관광축을 형성한다는 구상이다.
HDC신라면세점은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에서 2호점을 추진하면서 일찌감치 강남 상권 활성화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동을 진행해왔다.
이를 위해 예술의전당, 국립국악원과 MOU를 체결한 한편, 강남지역 해외 관광객 확대를 위해 국내외 여행사와 협약도 맺었다. 이 협약에는 HDC신라면세점이 거래하고 있는 80여개 국내대형여행사, 중국현지여행사 등이 참여했다.
이외에 서울상인연합회 등 지역사회단체들과 상호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협약도 진행했다. 쌀가공협회, 수산업협동조합 등의 해외 판로 개척을 지원하고자 상생 협약도 추진됐다. 7개 중소중견면세점과도 상생경영 협약을 체결해 경영컨설팅, 서비스 노하우 전수 등 종합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 이미 검증받은 모기업 ‘호텔신라’의 면세 운영역량
HDC신라면세점은 이번 서울시내면세점 특허 심사의 5개 항목을 모두 만족하는 사업 계획을 수립한 만큼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HDC신라면세점의 모기업인 호텔신라는 30년 이상의 면세점 운영경험을 바탕으로 2014년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AEO의 최고등급인 AA를 획득한 바 있다. AEO란 세관에서 수출기업이 일정 수준 이상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 통관절차 등을 간소화 시켜주는 제도이다.
이번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 사업자 선정 기준에서도 ‘AEO 인증 여부’는 후보자의 ‘특허보세구역 관리 역량(전체 1000점 중 250점)’ 평가 항목 가운데 ‘법규준수도’를 가늠하는 주요 기준으로 제시돼 있다. 서울시내면세점 특허를 신청한 기업 중 HDC신라면세점의 모기업인 호텔신라만이 AEO AA등급을 받았다.
평가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가 배정된 ‘특허구역 관리 역’과 ‘경영 능력’은 모기업인 호텔신라가 국내 최초 또 최고 등급의 AEO 획득 등 세계 정상급 면세 운영역량과 시장 안착을 통해 입증했다는 평가다.
◆ 현대산업개발의 탄탄한 재무구조 등도 차별 포인트
현대산업개발의 가장 견실한 재무구조와 개발능력도 타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이다. 더불어 ‘관광 인프라’ 부분은 바로 인접한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와 삼성동 일대의 ‘강남 마이스’로 충분한 입지 경쟁력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중소기업 판매실적과 상생협력 노력 부분의 경우 용산 1호 면세점의 ‘K-디스커버리관’, ‘상생협력관’ 등 성공사례를 십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HDC신라면세점 측은 “국산·중소중견기업 브랜드로 특화된 한류 허브 ‘K-Product 공유의 메카’로 운영하는 등 국산브랜드가 주인공인 면세점으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HDC신라면세점은 지난해 7월 발표한 서울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특허에서 총점 1000점 중 844점을 얻어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1위를 기록했다. 1위와 꼴찌와의 점수는 무려 82점이나 차이가 났었다.
HDC신라면세점 양창훈, 이길한 공동대표는 “이번 사업 신청을 위해 관광 산업의 질적 발전과 지속 가능한 성장에 가장 큰 주안점을 뒀다”며 “20~30년, 나아가 100년 후에도 끊임없는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는 새로운 면세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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