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판막협착증 수술 중 하나인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이 이달부터 건강보험 적용으로 치료비 부담이 약 절반가량 떨어져 환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그 동안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보험적용이 되지 않아 수천만원 이상의 본인부담금을 내야 했지만, 건강보험에 적용되면서 50%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대동맥판막협착증은 고령, 동맥경화, 고혈압 등의 이유로 심장에 위치한 대동맥 판막이 좁아져 혈액순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아 급사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고령인구 증가로 환자 수는 점차 늘고 있으며, 흉통, 실신, 심부전과 같은 증상이 생길 경우 평균 생존기간이 1~3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이러한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방법 중 하나로 기존의 수술에서 인공판막을 실로 봉합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병든 판막을 제거한 후 판막을 끼워 넣는 방식이다. 때문에 심장 정지시간과 수술 시간을 줄일 수 있으며, 무엇보다 가슴을 크게 열지 않고 부분 절개만 하는 최소침습 기법이 용이하기 때문에 고위험군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기에 적합하다.
보건복지부 지정 대한민국 유일 심장전문병원인 세종병원(이사장 박진식)은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이 이달 1일 고령의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건강보험 적용을 받은 첫번째 주인공은 강모(78·여)씨로, 강씨는 고혈압 증상의 이유로 외래에 내원하던 중 초음파 소견으로 중증의 대동맥판막협착이 확인되어 판막 교체술을 받아야 했다. 고령의 나이로 인한 수술의 위험성 때문에 경피적대동맥판막치환술(TAVI)을 선택하여 내원했지만 수천만원 이상의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건강보험 적용이 되는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받기로 결정해 1일 수술을 받았고 회복을 거쳐 현재 퇴원했다.
수술을 마친 강 씨는 “처음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되어 무척 기쁘다”며 “적지 않은 나이로 수술대에 올라야 하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수술 시간도 짧았고, 회복이 빠르게 되고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유재석 과장은 “수술은 가슴뼈를 절반 정도만 열고 하는 최소침습 기법을 통해 시행했으며 강씨는 수술 다음날 바로 일반 병실로 옮겨져 4~5일 후면 퇴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재석 과장은 이어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 관찰 결과, 수술 사망률이 평균 2%대로 대상 환자들이 고위험군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수술과 대등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며 “이번 건강보험 적용으로 고가의 비용으로 치료받지 못했던 많은 대동맥판막협착질환자들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세종병원은 작년 6월 30일 보건복지부로부터 TAVI(경피적대동맥판막삽입술 이하 TAVI) 실시기관으로 승인, 이후 꾸준하게 TAVI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 7월에는 그 동안 중단되었던 심장이식술에 성공하면서 다시금 심장이식 분야의 역사를 이어나가게 됐다. 이를 통해 세종병원은 ‘심장 및 혈관’ 분야에서 수준높은 치료 시스템은 물론 최적의 인프라를 갖추고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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