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 13억달러 규모 선박 수주

현대중공업그룹이 이란 국영선사인 이리슬(IRISL)로부터 7억달러(8조2000억원) 규모의 선박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수주가뭄, 일감절벽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서 터진 ‘잭팟’이다. 경제제재가 풀린 이란은 앞으로 더 많은 선박 발주가 예상되는 만큼 시장 선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9일 서울 계동 현대빌딩에서 이리슬과 1만4500TEU급 컨테이너선 및 4만9000t급 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 등 총 10척, 7억달러 규모의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컨테이너선은 길이 366m, 폭 48.2m, 높이 29.9m로 20피트짜리 컨테이너를 최대 1만4500개까지 실을 수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수주한 PC선은 길이 183m, 폭 32.2m, 높이 19.1m 규모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은 각각 컨테이너선, PC선을 건조해 오는 2018년 2분기부터 순차적으로 선주사에 인도할 계획이다. 또 대규모 조선사를 세워 조선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이란측에 기술과 경험 등도 전수해 주기로 했다.

이번 수주는 지난 1월 이란에 대한 경제제가 풀린 후 이란이 처음 발주한 선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그동안 많은 중국, 일본은 물론 국내 다른 조선사들도 이란 수주를 타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란은 경제제재 해제에 따라 석유와 천연가스 등 자원과 상품 물동량 증가로 신규 선박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수주로 시장 선점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방위사업청과 해양경비안전본부로부터 각각 잠수함 1척, 경비함 1척 등 총 2척의 특수선을 7000억원에 수주하는 성과도 올렸다.
이번에 수주한 잠수함인 장보고함은 3000t급이며, 해경본부 경비함역시 3000t급으로 최대속도 28노트로 운항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경비함과 잠수함을 각각 2020년, 2023년 발주처에 인도할 계획이다.
이리슬과 방위사업청 등에서 총 12척, 13억달러를 수주하면서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3사의 올해 수주 선박 수주실적은 37억달러로 늘었다. 올해 3사의 선박 수주 목표는 56억달러로 목표 달성률은 66%에 이른다. 올해 초 현대중공업그룹은 155억달러를 수주목표로 제시했지만 업황 부진에 따라 지난달 56억달러로 목표를 대폭 낮췄다.
[문지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