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연결될 수 있는 인맥을 뚫어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자 정부와 재계에선 부랴부랴 접촉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지난 8년간 미국 민주당 집권이 계속되면서 공화당 인맥과는 상대적으로 멀어진데다 정부와 재계 모두 클린턴 후보의 당선을 예측하면서 미국 민주당 인사들 위주로 네트워크를 형성해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든 시나리오를 내부적으로 만들어 놓기는 했었다”면서도 “다만 이제 막 선거가 끝났다는 사실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최 차관은 이어 “트럼프 당선자와 소통 채널을 구축할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다른 기재부 고위 관계자는 “지금까지 파악한 바로는 트럼프 당선자와 네트워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 국내 인사는 없다”며 “트럼프 진영과의 연결 고리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중”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당선자가 그동안 공직에서 활동하지 않아 관료 입장에서 접촉할 기회 자체가 없었던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 와튼스쿨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긴 했지만 1968년 졸업해 이미 50년 가까이 흘렀다. 특히 당시는 한국인이 미국 학부 유학을 거의 하지 않던 때여서 교우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인사가 드물다.
재계 또한 트럼프 당선자가 사업가로 오랜 기간 활동했는데도 친분이 있다고 알려진 인물은 거의 없다. 재계 역시 클린턴 후보 당선 가능성에 집중하다보니 트럼프 쪽 인맥 구축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 직접적으로 아는 사람이 없다보니 한다리 건너서라도 아는 사람을 찾아보자는 분위기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자의 친구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구해야할 판”이라고 털어놨다.
트럼프 당선자와 간접적으로 재계에서 네트워크를 구축한 인물로는 대통령 인수위에서 일하는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재단 창업자가 꼽힌다. 퓰너 창업자와 친분이 있는 인물은 20년 지기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비롯해 최중경 공인 회계사 회장,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등이 거론된다. 공화당 인맥이 두터운 류진 풍산 회장도 넓은 의미에서 트럼프 인맥이다. 류 회장은 특히 부시 대통령 가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다. 트럼프 당선자는 대선 승리 연설에서 가족과 함께 측근들을 소개했다. 이 때 언급된 사람이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 신경외과 의사 벤 카슨, 전직 장성 마이클 플린 등이다.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 소속된 로펌인 ‘그린버그 트라우리그’의 서울사무소 김창주 대표도 트럼프 인맥으로 분류된다.
트럼프 당선자와 인맥이 없는 것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는 ‘한상’들도 비슷하다.
뉴욕에서 제조업체를 운영 중인 한상은 “트럼프는 사업상 교류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며 “현지 교민들 사이에서도 트럼프와 연결될 수 있는 주변 사람들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 기자 / 김규식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