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1년 미국의 제조업 부흥을 위해 로봇 등을 활용한 첨단제조 파트너십(AMP)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 맞춰 미국은 2013년부터 현재까지 인간을 돕는 ‘협업로봇(Co-robot)’ 산업화 등을 위해 연구개발 자금 22억달러(약 2조5000억원) 이상을 쏟아 부었다. 오바마 대통령이 강조한 산업용 협업로봇이 국내에도 본격 상륙해 생산현장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2~15일 킨텍스에서 열린 ‘2016 로보월드’ 전시장에서 만난 엄재윤 TPC메카트로닉스 대표는 “미국의 유명 로봇업체인 리씽크 로보틱스(Rethink Robotics)와 손잡고 협업로봇 ‘소이어(sawyer)’를 오는 10월 본격 출시한다”며 “생산현장에서 물건을 옮기거나 문을 여닫는 등 단순업무를 수행할 때 활용도가 높은 로봇으로 기존 산업용 로봇이 하지 못했던 세부적인 작업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특히 센서 내장한 협업로봇은 미국 일본 독일 일본 프랑스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소이어를 작동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일례로 작업자가 물건을 A에서 B지점으로 옮기는 작업을 하고 싶다면 작업자가 각 지점에서 버튼만 몇번 누르면 움직임을 지정할 수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복잡한 프로그래밍 없이 특허받은 모션제어 기술을 통해 간단히 작동시킬 수 있는 것.
엄 대표는 “기존 산업용 로봇으로는 설비 버튼을 누르거나 장비의 문을 닫는 등 세밀한 움직임이 불가능해 이를 작업자가 직접 해야 했지만 소이어는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이 최대 장점”이라고 말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의 경우 단순 작업을 빠르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소이어는 보다 세밀하고 다양한 작업을 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내부에는 센서가 들어가 있어 근처에 사람이 있을 경우 이를 인식해 멈추기 때문에 안전성 역시 뛰어나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로봇을 옮긴 후 움직임을 지정해 다른 작업을 얼마든지 수행할 수 있다. 기존 산업용 로봇의 경우 한 곳에 두면 이동이 거의 불가능했다는 것과 대비된다.
엄 대표는 “로봇이 움직이는 토크와 파워가 제한돼 있어 펜스 없이 작업자가 바로 옆에 붙어서 일하는 게 가능하다”며 “기존 산업용 로봇의 경우 의무적으로 주변에 안전 펜스를 쳐서 작업자를 보호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협업로봇은 안정성을 인정받아 이를 준수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7축 로봇의 팔 길이가 126㎜수준이라 작업 반경이 넓고 한번에 약 4㎏수준의 물건을 옮길 수 있다. 또한 기존에 저장해 놓은 작업을 최대 16개까지 불러올 수 있어 1분 내에 동일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엄 대표는 “향후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서는 필요시 다양한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협업로봇은 더욱 필수적인 제품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단순 공정은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운 상황인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하다는 것이 소이어를 선보이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TPC메카트로닉스는 기존 주력 제품인 공압기기, 모션컨트롤러, 3D프린터에 이어 인공지능 로봇에 이르기까지 공장 자동화에 필수적인 제품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TPC메카트로닉스에 소이어를 공급하는 리씽크 로보틱스의 로드니 브룩스 회장은 “향후 공장 자동화율을 높이는데 협업로봇과 3D프린터가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리싱크로보틱스 협업로봇의 장점은 작업 세팅 시간이 짧고 지속해서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해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소이어 목표 매출액을 100억 이상으로 잡은 TPC메카트로닉스는 소이어 로봇에 들어가는 공압밸브, 진공장치 등을 직접 공급하기 위해 리씽크 로보틱스와 협의 중이다.
[일산 = 김정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