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땅에서 개척정신으로 기업을 일군 한상들에 대한 학문적인 연구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차기경영학회장으로 선정된 한인구 카이스트 교수는 제15차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해 “한국 경영학자들은 그동안 삼성을 비롯한 한국기업은 물론 애플이나 구글과 같은 해외 기업들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를 진행했지만 정작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한상기업들에 대한 연구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상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계획을 세우기 위해 지난달 제주도에서 열린 제15차 세계한상대회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한 교수는 우선 한상들의 해외 진출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점과 성공비결은 물론 한국기업과 협력해 시너지를 더 낼 수 있는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그는 “한상기업인들을 지원하고 학문적인 차원에서 이들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를 진행하려고 한다”며 “연구 결과를 내년 10월에 열리는 제16차 세계한상대회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교수는 또 한상 기업 중 20개를 선정해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례연구 경진대회도 개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그는 “내년 8월에 열리는 경영관련학회 통합학술대회에서 전국 경영학과 학생들이 한상들의 성공전략을 연구해 발표하고, 이중 우수사례를 선발해 시상하는 프로그램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연구를 통해 한상들의 기업가정신을 한국에 널리 알리고, 한국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때 전략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게 한 교수의 포부다.
한 교수는 한상들과 협력해 잡마켓을 열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경영학 전공자들을 필요로 하는 한상들과 학생들을 연결해 취업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경영학을 전공한 학생들에게 한상기업은 글로벌 시장에서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훌륭한 일터”라며 “이같은 방안을 재외동포재단에 공식 제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가 한상들에 이처럼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계기는 2년 전 떠났던 카이스트 최고경영자 과정 해외연수였다. 한 교수는 “당시 인도네시아로 연수를 떠나서 현지에 있는 코린도그룹 등 한상기업들을 방문했었다”며 “빈손으로 낯선 땅에 정착해 한 국가를 대표할만한 기업으로 성장한 과정들을 보면서 한국인의 강인함과 우수성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 사례들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전파하는 것이 경영학자로서 또 하나의 책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한상이 더 성장하고 국내 기업들과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일선 기자 / 사진 =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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