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에 들어서며 코너에 몰린 한진해운이 연일 변동성 높은 장세를 펼치고 있다. 거래대금 규모가 하늘을 찌르는 등 단타 위주의 투기적 수요가 몰리면서 향후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
7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한진해운은 전일 대비 30원(2.16%) 내린 13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한진해운은 개장 직후 1310원까지 하락했다가 10분 만에 16.91% 급등해 1625원까지 올랐다 이후 장중 1500원선에 머무르던 주가는 오후 2시 이후 차익실현 매물에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결국 약세로 마감했다. 이날 하루 동안 한진해운의 주가 변동폭이 20%를 훌쩍 넘었다.
이날 뿐만 아니라 한진해운 주가는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달 30일부터 최근 4거래일 동안 극심한 널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지난 30일 이 회사 주가는 18.65%까지 올랐다가 하한가 부근인 -29.05%까지 빠지기도 했다. 변동폭은 무려 47.7%를 기록했다.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하루 동안 4758억원 수준까지 늘었다가 284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3일 만에 거래가 재개된 지난 5일에도 널뛰기 장세가 이어졌다. 이날 한진해운은 하한가인 87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뒤 오전 10시 15분경 1460원까지 급등했다. 다시 장 마감 직전 주가가 급락하며 결국 13.71% 내린 1070원에 마감했다. 이날에도 주가 변동폭이 47.58%에 달했다. 전날에도 주가 변동폭은 20%를 넘었다.
현재 한진해운의 시가총액은 3336억원으로,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는 330위권 정도다. 코스피에서 이 정도를 규모를 갖춘 상장사의 주가가 이렇게 연일 널뛰기 장세를 펼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거래대금 규모를 보면 한진해운의 주가 행보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더욱 뚜렷해 보인다. 이날 한진해운의 거래대금은 2494억원을 기록했다. 코스피 시총 1위 삼성전자의 이날 거래대금 2707억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시총 규모는 한진해운보다 1300배 가량 더 크다. 코스피 시총 순위 2, 3위인 한국전력과 현대차의 거래대금은 각각 510억원, 624억원으로 한진해운에 크게 못 미쳤다.
앞서 한진해운의 거래대금은 지난달 30일에도 1271억원, 이달 5일 2619억원, 전날 2284억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규모가 크다는 것은 주식의 매매회전율, 즉 손바뀜이 잦다는 의미다. 높은 변동성을 노리고 단기로 주식을 거래하는 투기적 매매가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한진해운의 주가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진해운의 경영 상황은 점차 회생불가의 상태로 가고 있지만 주가는 거래 재개 직후 870원에서 이날 1400원으로 두 배 가까이 올랐고, 이같은 주가 강세와 높은 변동성 탓에 묻지마식 추종 매매 행태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이미 대주주와 채권단이 모두 백기를 든 상황이고 설사 회생한다 하더라도 기존 주주들은 대규모 감자로 인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라며 “벼랑 끝에 몰린 회사에 투자하는 것은 상장폐지 리스크를 안고 투자를 한다는 것으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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