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사랑하는 한 프랑스인이 국내여행 중 갑자기 찾아온 뇌졸중으로 목숨을 잃을 뻔 했지만 의료진의 신속한 조치로 생명을 건져 화제다.
주인공은 프랑스 아미앙에 거주하고 있는 샤트레인 카트린(58·여)씨. 그녀는 2년전 첫 한국여행에서 문화와 사람들의 열정에 감복해 왼쪽 팔에 태극기와 한글을 문신할 정도로 한국을 사랑한다. 이달 1일부터 13일까지 한국에 대해서 더 자세히 알고자 딸과 함께 서울시내 일주일 관광 후 안동, 경주, 부산, 전주 등 역사 도시들을 단체 관광으로 둘러볼 예정이었다.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됐고 지방 역사 도시까지 잘 다녀온 후 귀국을 위해 상경한 11일 오후 3시 카트린씨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짐을 찾는 와중에 왼쪽 손의 마비를 느꼈다. 갑작스럽게 손에 쥔 짐을 놓치고, 말을 못 알아 듣고 목소리도 내지 못하자 같이 단체여행에 나섰던 프랑스 거주 한국인이 이상하게 여겨 재빨리 카트린 씨를 고속터미널 인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응급실로 옮겼다. 응급실 내원 후 뇌졸중 의심을 받은 카트린 씨는 즉시 신경과 이기정 교수를 필두로 한 병원 특유의 급성기 뇌경색 환자 치료 시스템으로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뇌 CT 에서 뇌출혈이 없음을 확인한 의료진은 곧바로 혈전용해제인 t-PA를 투여했다. 환자가 심한 과체중이어서 최대 허용치까지만 t-PA를 투여했지만 증상은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이 교수와 의료진은 뇌 CT 혈관 검사상 카트린 씨의 오른쪽 중대뇌동맥이 막힌 뇌경색상태인 것을 확인했고 단 1시간만에 중재시술을 실시했다. 그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프랑스 의사면허를 보유한 옥진주 국제진료센터장이 카트린 씨에게 진단, 검사, 치료에 대해 불어로 잘 설명해주면서 환자에게 정서적 안정을 주었다.
카트린 씨는 “평소 한국을 동경하고 좋아해 문신까지 새길 정도인데, 좋아하는 나라에서 목숨을 건져 의미가 깊고, 한국 의술이 프랑스와 같은 선진국 보다 뛰어난 것을 느꼈다”며 “한국의 뛰어난 의술을 유럽 본토에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카트린씨는 23일 새벽 퇴원하여 무사히 귀국해 한국사랑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