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 제조 및 렌털업체 동양매직 매각 예비입찰 마감에 CJ와 SK, 현대백화점이 뛰어들어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여기에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인 칼라일그룹, 베인캐피탈 등과 국내 토종 PEF IMM프라이빗에쿼티(PE) 등 재무적투자자(FI)들도 대거 참여해 이번 매각 결과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글랜우드-NH PE 컨소시엄이 실시한 동양매직 예비입찰에 CJ그룹과 SK네트웍스 등 10여곳이 참여했다.
CJ그룹과 SK네트웍스, 현대백화점 외에도 자금력을 앞세운 중국 가전업체 메이다, 국내 화학업체 유니드, AJ렌터카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AJ네트웍스, 바디프랜드 등 전략적투자자(SI)들이 인수에 관심을 표명했다. 이밖에도 칼라일, 베인캐피탈 텍사스퍼시픽그룹(TPG) IMM PE CVC캐피탈 등의 FI들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져 일단 예비입찰 단계에서는 흥행에 성공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이번 인수전에선 특히 SI들 의지가 예상보다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SI들은 투자의향서(IM)를 수령할 때부터 매각측에 인수 전략과 기존 사업들과의 시너지를 설명하며 강력한 인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CJ그룹은 계절밥상 제일제면소 투썸플레이스 등 식음료(F&B)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가스오븐 등 대량의 주방가전을 사용하고 있어 제품납입 및 사후관리(AS) 측면에서 동양매직과 상당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생활 문화 콘텐츠에 기반한 CJ원카드와 연결해 일반 가정에서 가전 렌털료를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게 한다는 아이디어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다른 유력 후보로 꼽히는 SK네트웍스는 차량에 이어 생활가전까지 렌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동양매직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IOT)을 접목한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서비스와 SK하이닉스의 통신칩을 활용하는데 있어서도 가전렌털 사업이 상당한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동양매직 인수에 관심이 없던 것으로 전해진 현대백화점그룹이 막판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인수전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013년 동양매직이 동양그룹서 분리돼 매물로 나왔을 당시에도 관심을 내비쳤지만 본입찰에는 불참했다. 현대백화점은 계열사를 통해 정수기와 비데, 연수기 등을 판매중이어서 시너지가 기대된다.
열띤 경쟁구도가 형성된만큼 IB 업계에서는 동양매직 매각가격이 5000억~6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랜우드-NH PE의 지난 2014년 인수가격이 2800억원임을 감안하면 불과 2년새 두 배 이상 오른 셈이다.
매각측은 매각 수익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해외 진출 등 회사를 장기적 안목에서 성장시킬 역량을 갖춘 곳에 경영권을 넘긴다는 내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인력 구조조정 없이 회사를 키울 수 있는 원매자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가격적 요소 만큼 비가격적 요소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글랜우드-NH PE는 오는 16일경 입찰적격후보(쇼트리스트)를 5곳 안팎으로 선정하고 5주간 실사 후 추석 이후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강두순 기자 /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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