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8조14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기록, 역대 두번째 2분기 실적을 거뒀다. 특히 ‘갤럭시S7’을 앞세운 IM(IT·모바일) 부문의 영업이익이 4조원을 돌파,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IM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4.3%, 전분기 대비 10.8% 늘어난 4조32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26조5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늘어났지만 전분기 대비 3.8% 감소했다. 올해 2분기 IM부문 영업이익률은 16.3%로 전분기(14.1%)와 전년동기(9.0%)에 비해 개선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7 시리즈가 1분기에 이어 2분기 판매 호조를 이어갔고, 특히 마진율이 높은 ‘엣지’ 모델의 판매 비중이 총 판매량에서 50% 이상을 차지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경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상무는 “갤럭시S7은 전작 갤럭시S6보다 높은 셀-아웃(Sell-Out·소비자판매)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면서 “갤럭시S6 판매량을 웃돌 것으로 기대하며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좋은 성과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영업·마케팅 활동을 적극 추진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2분기 IM부문 실적은 과거 거둔 호실적과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갤럭시S7은 물론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S, A, J, 노트 시리즈 중 S, A(일부 기기 지원), 노트 시리즈가 ‘삼성페이’를 탑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페이는 간편한 온·오프라인 결제 기능을 지원해 기존 사용자가 다른 브랜드로 옮겨가지 않도록 ‘락인 효과(Lock-in)’를 유발한다. 결국 충성 고객 확대로 이어져 안정적인 실적 시현을 돕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페이는 에코시스템 강화를 통한 충성고객 확보에 목적이 있어 보인다”며 “소비자들에게 ‘삼성페이를 쓰면 편하다’는 느낌을 줘 재구매토록 유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갤럭시S7의 판매량은 올해 1분기 1000만대, 2분기 1600만대를 각각 기록했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갤럭시S6·엣지·엣지 플러스, 갤럭시노트6, 2016년형 갤럭시 A5·A7 등 다른 삼성페이 지원 단말의 누적 판매량을 모두 합하면 최소 7000만대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달 ‘갤럭시노트7’을 출시하면 이보다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세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충성 고객 확보는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다. 경쟁사 애플이 출하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삼성에 이은 2위지만 매출액 기준 점유율이 1위인 배경에도 충성 고객이 자리하고 있다. ‘갤럭시S3’와 ‘갤럭시S4’를 잇달아 흥행시키며 2013년 6조원대에 달했던 분기 영업이익이 하락세를 걸었던 이유에도 소비자들 묶어둘 유인 부재가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 데 삼성페이가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출시 국가를 한국을 시작으로 미국, 중국, 스페인, 싱가포르, 호주, 푸에르토리코, 브라질 등으로 확대했고 연내 영국, 러시아, 캐나다 등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무선사업부장 사장은 “삼성페이 관련 인프라는 갖춰져 있어 서비스를 스마트폰 판매량과 잘 연결하는 일(가입자 증가)만 남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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