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상승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이 상반기에 2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며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22일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0조2802억원, 영업이익 1조119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한 반면 영업이익은 12% 늘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8220억원(8.7%), 영업이익은 2747억원(32.5%) 늘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1조9643억원을 기록해 반기 기준 사상 최대다. 분기 기준으로도 1조3562억원을 달성한 2011년 1분기 이후 최대다.
SK이노베이션은 호실적의 이유로 국제유가 상승과 운영 최적화(Optimization), 비정유 부문 투자 성과 창출을 꼽았다. 운영 최적화는 원료 도입, 생산, 판매에 이르는 모든 사업영역에서 과학적 분석 기법을 활용해 최적의 의사결정을 돕는 기술·시스템을 말한다.
SK이노베이션은 석유사업에서 매출 7조4425억원, 영업이익 7052억원을 올렸다. 2분기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격과 운송·운영비용을 뺀 값)은 약세를 보였지만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평가이익 덕에 수익성을 지켰다.
정제마진은 글로벌 정유사들의 가동률 상승에 따라 석유 공급이 증가해 2분기에 약세를 보였다. 반면 국제유가는 캐나다와 나이지라아의 생산 차질과 북미 원유 재고 감소로 강세를 나타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유가 상승 기조가 정제마진 약세를 상쇄했다”며 “운영 최적화를 통한 석유사업 경쟁력 강화가 호실적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정유사들의 정기보수, 가동률 조정에 따른 석유제품 공급 감소로 정제마진 회복세가 예상된다. 실제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이달들어 6달러 선까지 회복했다.
SK이노베이션 화학사업은 정기보수에 따른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에틸렌과 파라자일렌(PX)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화학제품 가격에서 원료인 납사 가격을 뺀 값) 강세가 지속돼 30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분기 사상 최대치다.
화학 사업 호조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은 시황 호조에 더해 해외 기업들과 합작한 ‘글로벌 파트너링(Global Partnering)’ 전략이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또 3분기에도 화학제품 스프레드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윤활유 사업은 원가 상승으로 수익성은 낮아졌지만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라 영업이익으로 1329억원을 남겼다. SK이노베이션은 윤활유 시장에 새로운 공장들의 가동이 시작돼 공급이 증가할 것이지만, 고급 제품 시장에서 차별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안정적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석유개발(E&P) 사업은 유가는 올랐지만 판매량 감소와 환율 하락 때문에 실적이 저조했다. 매출액은 1202억원, 영업이익은 166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이 투자한 유전의 일일 원유 생산량은 6만1000배럴로 올해 1분기보다 약 6000배럴 늘어났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하반기 석유제품 정제마진 회복이 기대되고 있다”며 “여기에 SK이노베이션의 차별적 경쟁력을 더해 안정적 성과 창출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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