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럭셔리카 고객이 Y세대(1982~2000년 사이 출생 세대)로 바뀌고 있다.”
우베 엘링하우스 글로벌 캐딜락 최고마케팅경영자(CMO)는 매일경제신문과 만나 캐딜락 브랜드가 변화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18일 캐딜락은 서울시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플래그십 세단(브랜드 대표 세단) CT6를 7880~9580만원에 출시했다. 크기는 벤츠 S클래스급인데 가격은 E클래스급이라 장년층에 비해 지갑이 얇은 30~40대까지 혹할 만하다.
이날 캐딜락이 선보인 CT6는 주행 감각이 브랜드 내 기존 차량들보다 날카로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엘링하우스 CMO는 “과거 캐딜락은 크기가 거대하고 편안함을 추구하는 차의 동의어로 알려졌다”라며 “젊은 세대는 럭셔리 자동차 회사들이 외관과 주행 성능 등 모든 것에서 이전보다 나아지길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다 젊어진 럭셔리카 브랜드 고객들을 위해 전통적으로 고수해왔던 주행감까지 과감하게 바꾼 것이다.
캐딜락은 럭셔리 카 고객층 변화 뿐만 아니라 최근 1~2인용 모빌리티 시장의 성장, 자율주행 경쟁의 격화 등 자동차 산업이 지각변동 중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엘링하우스 CMO는 “2년 후 완전 자율주행 가능한 CT6(캐딜락 초대형 세단) 출시하겠다”라고 밝혔다. 기존에 캐딜락은 완전 자율주행 기술까지 가는 데는 10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며 보수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완전 자율주행 개발 시기를 기존보다 8년이나 앞당긴 것이다.
그는 “우리에게 자동차 시장의 급변은 도전이 아닌 기회다. GM(매딜락의 모회사)은 이미 커넥티비티(자동차와 내외부 통신망 연결 기술), 와이파이가 장착된 차를 팔고 있다”라며 “자동차 간 통신이 자율주행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했다. GM은 지난 3월 자율주행 기술력을 높이기 위해 10억 달러를 들여 무인 자동차 기술 개발업체 ‘크루즈 오토메이션’을 인수하기도 했다.
엘링하우스 CMO는 “우리는 한국에서 많은 성장 잠재성을 보고 있다”라며 “2020년까지 한국 판매고 3배 신장해 최소 3000대 정도 판매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캐딜락은 고급 브랜드로서 입지가 독일 3사나 일본의 렉서스, 인피니티보다 약한 편이다. 엘링하우스 CMO는 “아직 독일 경쟁사 대비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소 제한돼 성장성에 제약이 있다”라며 “이번에 출시한 CT6를 통해서 점점 시장 내 입지를 업그레이드 할 것이며 소형차 마켓에도 진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에 대한 직접적 언급은 피했다. 하지만 캐딜락이 고급 브랜드로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한 이야기는 아끼지 않았다. 그는 “캐딜락은 독일3사가 엔지니어링적인 측면만 강조할 때 신기술을 출시하고 업그레이드하며 업계 표준을 제시해왔다”라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미국’ 브랜드를 구축해온 게 114년 럭셔리 브랜드 명성을 이어가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GM 내 대중 브랜드 쉐보레와는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을 완전히 별도로 하고 있다. 딜러십도 전부 별도”라며 고급차 브랜드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친환경차 영역에서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시장부터 공략할 예정이다. 그는 “고객들이 주행 거리가 짧은 전기차에 대해서는 걱정을 많이 할 수 있다”라며 “고객을 안심시켜줄 수 있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가 최고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외부 충전과 주유가 모두 가능한 차로 전력이 떨어져도 기름으로 계속 달릴 수 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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