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시현했던 TV와 가전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두면서 LG전자의 실적을 한번 더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8일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 대비 15.7%, 전년 동기 대비 139.5% 증가한 584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도 같은 기간 전분기 대비 4.8%, 전년 동기 대비 0.5% 오른 14조1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곱절로 늘어났다. 지난 7일 기준 증권사가 내놓은 LG전자 2분기 영업이익 평균 전망치(5992억원)와의 괴리율은 2.5%(146억원)다.
LG전자의 실적은 TV 사업을 맡고 있는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와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 사업본부가 이끌었다.
아직 사업본부별 영업이익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증권사들은 두 사업본부의 영업이익 상승폭이 스마트폰 사업 부진에 따른 MC(모바일 커뮤니케이션) 사업본부의 적자를 상쇄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와 마찬가지로 HE와 H&A사업본부의 실적은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며 “MC사업본부는 G5 부진과 조직개편에 따른 일부 비용 충당을 가정해 적자폭을 확대 전망한다”고 말했다.
HE사업본부는 2분기 패널 원가 상승폭이 예상보다 높지 않아 실전 개선세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달부터 진행한 유로 2016과 다음달 개최되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등 대형 스포츠 행사도 TV 수요를 촉진했다.
올레드(OLED) TV와 초고화질(UHD) TV 비중 확대 노력도 일부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올레드 TV를 전면에 내세우고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올레드 TV가 LG전자 전체 TV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아직 크기 않지만 LCD TV에 비해 수익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박형우 SK증권 연구원 “HE사업본부 내 올레드 TV 비중은 10% 수준으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다”며 “향후 65인치 TV 판매 확대로 올레드 TV 매출 비중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H&A사업본부와 관련해서는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인한 에어컨 수요 증대가 실적 개선에 힘을 실었다. 트윈워시 세탁기와 상냉동 하냉장 냉장고 등 프리미엄 가전의 지속적인 판매 비중 확대도 수익성에 긍정적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혼수·이사철 효과와 2014년 세월호 참사, 2015년 메르스 사태 등에 대한 기저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VC(자동차부품) 사업본부는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올해 4분기 출시되는 제네럴모터스(GM)의 순수 전기차(EV) ‘볼트(Bolt)’의 핵심부품 11개를 공급한다. 이에 해당하는 매출은 오는 3분기부터 발생, 2분기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해석이다.
MC사업본부는 야심차게 내놨던 프리미엄 스마트폰 ‘G5’의 판매량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G5 흥행과 주변기기 ‘LG 패밀리’의 생태계 조성을 위한 마케팅 비용도 실적을 억누른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이같은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이달 초 MC사업본부에 대한 수시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G5 판매 실적은 저조하지만 모듈 장착이라는 새로운 생태계 구축은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며 “직접 제조한 프렌즈 구색을 충분히 갖추면서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시 프렌즈의 사용 확장성을 보완한다면 내년에 출시할 G6부터는 의외의 성과를 낼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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