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8억4000만원이지만 직원 3명에 지급된 급여는 8억4460만원.’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검찰수사가 강도높게 진행되는 가운데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3명의 딸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회사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에 대한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신 이사장의 자녀들과 얽힌 회사에서 드러난 행위들이 사실상 롯데 검찰수사의 단초가 됐고, 검찰 또한 오너 일가의 재산증식과 관련한 ‘일감 몰아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은 향후 검찰의 수사선상에도 지속적으로 이름이 오르내릴 전망이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은 신 이사장이 5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장혜선, 장선윤, 장정안 등 3명의 딸이 나머지 45%의 지분을 각각 15%씩 갖고 있는 회사다. 이 회사는 2010년 7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됐고, 부동산 임대업이 주요 사업이다.
가장 큰 수입원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 소재 건물의 임대 수익이다. 이 건물에는 초고가 스파 매장인 ‘SK-II 부띠끄 스파’가 입점해 있으며, 지난 해 이 회사가 올린 매출 8억4000만원 전액이 스파 임대료에서 나왔다.
겉보기에는 보통의 부동산 임대회사와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신 이사장 일가와의 연결고리와 관련해 의혹이 꼬리를 물고 있다. 우선 건물의 매입 과정부터 석연치 않았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은 ‘기타 특수관계인’으로부터 연 1%의 금리로 200억원을 빌려 건물을 175억원에 매입했다. 시장 금리보다도 훨씬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렸고, 이같은 자금 거래가 오너 일가의 자산 증식에 기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게다가 이 건물에서 영업중인 SK-II 부띠끄 스파는 신 이사장의 아들인 장재영 씨가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이자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비앤에프 통상이 운영하고 있다.
소수의 임직원이 챙겨가는 임금 또한 일반적이지 않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은 지난해 2억8700억원대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지급된 종업원 급여는 매출액보다 많은 8억4460만원에 달한다. 이 회사의 직원 수는 모두 3명이며 신 이사장이 대표이사, 3녀인 장정안 씨가 이사직을 맡고 있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은 신 이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된 올 3월 신사동 건물을 195억원에 매각했다.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과 매출관계가 얽혀있는 비앤에프통상은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회사다. 검찰은 이 회사의 대표 이 모씨를 이미 구속한 상태다.
신 이사장이 과거 비앤에프통상의 경영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했을 것이라는 증언들도 나오고 있다. 롯데의 한 전직 임원은 “과거 신 이사장이 면세점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 신 이사장의 소개로 임원들을 만나러 왔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며 “비앤에프통상은 아들 장재영 씨를 위한 회사로 신 이사장이 비즈니스를 연결해주는 데에 나름 신경을 써왔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이 임원은 “에스앤에스인터내셔날 또한 신 이사장과 자녀들이 지분을 보유한 회사인 만큼 비앤에프 통상과 연결고리가 깊다”고 덧붙였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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