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달한 허니버터칩은 해태제과를 14년만에 증시로 복귀시켜준 효자 상품이다. 2001년 11월 유동성 위기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퇴출당했으나 허니버터칩 대박에 힘입어 11일 증시로 돌아온다.
2014년 8월 출시하자마자 품귀 현상을 빚은 허니버터칩은 최근 18개월 동안 매달 75억원 어치 팔리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공급량이 달려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에 제2공장을 짓고 생산물량을 2배 늘린다.
해태제과는 10일 일본 가루비사와 공동 투자한 허니버터칩 제2공장을 준공하고 본격가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일본 가루비사 마츠모토 회장,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 배진환 강원도 행정부지사, 원창묵 원주시장, 국회의원 김기선, 강남훈 산업단지공단 이사장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7월 착공한 제2공장에는 최신식 감자칩 생산라인이 설치됐으며 조만간 풀가동 체제에 들어간다. 24시간 풀가동중인 제1공장 허니버터칩 생산량(하루 1만5000박스)을 합치면 하루 3만박스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월 매출액은 7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2배 늘어난다.
회사측은 현재 허니버터칩 판매 추이를 감안하면 향후 연간 매출액 1800억원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품귀현상에도 공급 부족으로 연간 매출액 1000억원에 만족해야 했지만 공장 증설로 단숨에 연간 매출액 2000억원에 육박하는 대형 브랜드로 올라서게 된다.
라면과 음료 등 다른 식음료 업종에는 연간 3000억~4000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제품들이 다소 있지만, 제과업계에서는 1000억대 초반이 한계였다. 실제 지난해 1000억원대 국내 과자 브랜드는 5종에 불과했다. 그 나마 같은 브랜드로 내놓은 다양한 맛 제품의 매출액을 합친 실적이다. 과자 시장이 워낙 세분화된데다 규모에 비해 다수 제품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탓이다.
반면 허니버터칩은 단일 브랜드에 단일 맛으로 최단 기간(3년)에 연매출 1000억 원대 돌파가 유력하다. 기존 시장을 잠식한 것이 아니라 단맛을 더한 전체 감자칩 시장의 파이를 키운게 원동력이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 시장 수요에 집중하지만 여건이 된다면 해외 수출도 고려한다”고 밝혔다.
한편 일본 전통 길거리 음식을 구현한 해태제과 콘스낵 타코야끼볼은 지난 2월 출시 후 지금까지 300만봉(47억원)이 판매됐다. 단맛과 짠맛, 옥수수맛 일색이던 콘스낵 시장에서 기존에 없던 해물맛으로 승부수를 띄워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은 덕분이다. 타코야키 특유 향을 살리면서도 파슬리와 우스타소스로 느끼함을 잡고 감칠맛을 더해 한국인의 취향을 맞춘게 성공 비결이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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