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츠스킨, 불법 판매 논란 자사 가맹점에 솜방망이 ‘마무리’

잇츠스킨은 타 브랜드 제품을 사들여 판매하거나 불법 복제품을 유통한 일부 가맹점에 대해 유통질서를 어지럽힌 불법이 명백함에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문제가 된 가맹점에 대해 기존 무료로 제공하던 샘플 공급을 유료 전환하고 일부 기획 세트 상품에 대해 본사 지원금을 축소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이미 해당 가맹점들에서 기존 샘플 보유량이 충분한데다 3개월 이내에 제재조치가 해제될 전망이여서 ‘생색내기’에 그친 조치에 불과하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울 듯 보인다.
지난 5일 매경닷컴이 단독 보도한 <'달팽이 크림' 대박 낸 잇츠 스킨, 일부가맹점서 불법 판매 포착> 이후 본사 측에서는 ▲ 재발방지 사과 약속 ▲ 가맹 계약 해지 등 강도 높은 제재 방안을 논의해 내부 관리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국내 입지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강력한 대응 메뉴얼을 확립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었다.
그러나 가맹점주 개인의 잘못이 명백하고 반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주의를 주는 수준으로 일을 마무리했다.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내부 잡음을 확대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잇츠스킨은 21일 중국 유통대기업인 뉴월드그룹과 판매 채널 확장 계약을 체결한 것에 이어 패션기업 썬마그룹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등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국내뿐 아니라 중국 진출 기업으로 성장을 예고한 상황에서 국내 가맹점의 불법 행위가 여론 도마위에 오르내리는 것이 껄끄러웠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잇츠스킨 관계자는 “일부 가맹점에서 개인적으로 물건을 구입해 판매한 것일 뿐 본사 정책과는 달라 당혹스럽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본사 차원에서 가맹점 관리를 다시 잡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타 브랜드와의 미묘한 갈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잇츠스킨 가맹점서 판매했던 마스크팩 상품과 수분 앰플, 마유크림 등 타사 브랜드 제품은 원칙적으로 불법 유통과 판매가 금지된 상품이다. 원칙적으로 한 회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고 그곳에서 제공하는 제품만을 판매하는 브랜드숍 수칙에 벗어난 이번 일을 두고 업계 내에서는 ‘상도의’에 어긋났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익명의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가맹점에서 타사 브랜드를 판매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개별 가맹 계약에 따라 심각한 사안으로 간주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잇츠스킨의 후속 대응을 놓고 “달팽이 크림으로 외형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대응 메뉴얼 부족 등 내부 관리 시스템은 아직 체계적이지 못한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쓴소리를 냈다.
실제로 타사 브랜드 또한 자사 제품의 가품 판매와 불법 유통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이어서 논란은 더 커질 수 있다.
잇츠스킨은 달팽이 크림으로 불리는 제품 라인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며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28%증가한 3096억원을 기록해 업계 4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중국 국가식품의약품감독관리총국(CFDA)으로부터 달팽이 크림의 원료 위생허가가 좀처럼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위기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유근직 잇츠스킨 대표는 그동안 ‘달팽이 크림’과 유사한 제품 출시에도 잇츠스킨만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브랜드 인지도 향상과 소비자 만족 경영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타 브랜드의 인기 상품을 취급하는 등 일부 가맹점의 비양심적인 판매 방식이 드러나면서 유 대표의 투명 경영과 가맹점 소통 관리 노력이 재평가 받는 상황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