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듯 보였던 ‘카탈로그 쇼핑’이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카탈로그 쇼핑 이용은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줄었지만, 구매력을 갖춘 고령층 고객들의 수요가 있어 홈쇼핑 업체들이 쉽게 사업을 접지 못하기 때문이다.
홈쇼핑 업체들은 카달로그 활자를 키우거나 무게를 줄이는 등 대대적인 개선작업을 통해 1인 가구, 시니어 등 타깃 특화형 카탈로그를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홈쇼핑은 1인 가구용, 60대 이상 시니어용, 패션·리빙 전문 등으로 타깃을 특정화한 카탈로그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시니어들을 위한 효도화, 보행기, 보청기 등 ‘실버용품’ 판매를 카탈로그에 대거 포함하는 한편, 유용한 생활정보나 상품 정보 등을 담은 잡지 형식의 카탈로그도 추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GS샵은 배송비 절감을 위해 카탈로그의 크기를 축소하고, 무게를 줄였다. 또 고객들의 구매빈도·객단가 등을 고려해 책자와 타블로이드판 등 2가지 종류로 카탈로그를 세분화했다. 상품의 이미지 크기는 키우고, 아날로그의 강점을 살리기 위한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한때 카탈로그 쇼핑은 국내 통신판매를 대표하던 업태였다. 카탈로그 쇼핑은 카탈로그를 고객들에게 보낸 뒤 전화 등으로 주문을 받는 방식의 판매를 뜻한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대기업들이 잇따라 사업에 뛰어들며 큰 폭 성장을 기록했지만 인터넷 쇼핑의 등장 이후 대형 업체들의 카탈로그 사업 포기가 잇따랐고, 홈쇼핑 업체들도 발행부수와 지면을 축소하는 등 침체기로 접어들었다.
GS샵의 지난해 카탈로그 쇼핑 취급액은 924억원으로 2005년의 1574억원에 비해 40% 가량이 줄었고, GS샵 전체 매출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9.4%에서 지난해 2.6%로 축소됐다. 현대홈쇼핑에서도 카탈로그 매출은 2010년 1172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에는 738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지만 홈쇼핑 업체들은 “카탈로그 쇼핑을 무시하지 못한다”고 입을 모은다. 50대 이상 아날로그 세대들에게는 TV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에 비해 카탈로그 쇼핑이 더 익숙해 여전히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구매력을 갖췄다는 부분도 고려의 대상이다. GS샵에 따르면 쇼핑 카탈로그 고객 가운데 60%가 50대 이상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과거에는 패션, 리빙, TV홈쇼핑, 일반 상품 등 모든 상품을 책자 한 권에 모아서 판매했지만, 고객에 따른 맞춤형 카탈로그 제작을 고민하고 있다”며 “현재의 매출이 더 줄어들지 않도록 하는 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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