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공채를 진행중인 주요 대기업들의 인적성 검사가 현대차그룹을 필두로 시작됐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다이모스, 현대오토에버, 현대엠시트 등 현대차그룹 7개 계열사는 10일 전국 각지에서 대졸 신입 및 인턴 서류전형 통과자를 대상으로 인적성검사를 실시했다. 현대차그룹은 2013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부터 그룹 차원에서 개발한 신규 인적성검사(HMAT)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HMAT 시험에는 전국에서 10만여명의 취업준비생이 몰려 수능시험을 방불케했다.
매년 HMAT 시험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과목은 ‘역사에세이’다. 수험생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역사에세이는 이후 진행되는 1~2차 면접에서 면접관들의 질문 소재로 활용되곤 한다. 통상 2문항중 한 문제를 선택하도록 했던 예년과 달리 이날은 한 문항만 출제됐다. ‘근대 르네상스의 의의와 영향, 그리고 21세기 르네상스는 어떤 분야에서 진행될 것인지에 대해 서술하라’는 지문이 나왔다.
이날 시험에 응시한 이구헌씨(한양대 경영학과 09학번)는 “독창적 답변보다는 평소 생각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유형의 문제여서 큰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언어이해, 논리판단, 자료 해석, 정보추론, 공간 지각 등 5개 분야로 구성된 적성 시험 과목중에선 공간지각 영역이 다소 까다로왔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번이 두번째 응시라는 이모씨(국민대 자동차학과 08학번)는 “예년에 비해 한번쯤 더 생각하게 하는 문제가 많아서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고 말했다. 김효신씨(서울대 경제학과 10학번)는 “대부분 문제가 기출문제나 문제집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며 “다만 전체 시험 시간이 6시간이나 걸려 힘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역사 에세이 시험은 단순히 역사적 지식을 묻는 차원이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지원자의 인문학적 소양, 회사와 일에 대한 가치관을 평가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3월에 서류전형을 거친 주요 기업들은 이달중 대부분 인적성 검사를 치른다. LG와 CJ그룹이 16일, 삼성그룹이 17일, SK가 24일 각각 시험을 실시한다. 취업준비생의 ‘수능’으로 불리는 인적성 검사는 삼성이 1995년 SSAT(현 GSAT)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많은 기업이 개발, 시행중이다. 각 그룹 인재상에 부합하는 신입사원 선발 및 변별력 강화를 위해 인적성 시험은 길수록 정교화하고 난이도는 강화되는 추세다.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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