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두산DST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글로벌 방산업체 도약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두산그룹과 매각주간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30일 두산 DST 우선협상대상자로 입찰가 6950억원을 적어낸 한화테크윈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방산부문을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뚝심경영’이 다시 한번 빛을 발하게 됐다. 두산DST 인수로 한화그룹내 방산사업은 연매출 4조 2000억원 규모로 커지게 됐다.
한화그룹 고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30위 수준의 방산 사업규모가 이번 인수를 통해 24위 규모로 올라서게 됐다”며 “글로벌 상위 10위 방산업체로 도약을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의 세계방산시장연감에 따르면 세계 10위권 방산업체(2013년 기준)가 되기 위해선 연간 무기 판매액이 100억달러(약 11조 5000억원)를 넘어야 한다. 현재 한화그룹 방산부문이 약 2배 이상 커져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세계 10위 방산업체는 록히드마틴, 보잉, 노던그룹먼, 제너럴다이내믹스 등 미국기업들과 BAE(영국), 핀메카니카(이탈리아), 탈레스(프랑스) 등이다.
지난 1952년 한국화약(현 한화)으로 출발한 한화그룹에게 있어 방위산업은 그룹의 모태사업이나 마찬가지다.
그룹내 비중은 적지만 김승연 회장이 방위산업 강화에 많은 관심을 보여온 것도 이 때문이다. 방산부문 강화는 특히 2014년 삼성테크윈과 삼성탈레스 인수를 통해 가속도가 붙기 시작해 두산 DST로 일단락됐다는 평가다.
한화그룹은 방산사업은 화약과 다련장로켓 ‘천무’(한화), 항공기 엔진(테크윈), 전술지휘 시스템(탈레스) 등이 중심이었다. 육상 기동장비 부문에서는 테크윈이 K9 자주포와 장갑차를 생산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번 인수를 통해 육상 기동장비 부분(K21 장갑차)을 보강하게 됐으며 탄약·유도무기 사업분야의 수직계열화와 함께 대공무기, 발사대 체계 및 항법장치로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두산DST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도 이같은 시너지 효과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테크윈 인수 후 기동장비 시장 가능성 등에 관심을 갖게 됐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테크윈의 자주포와 DST의 장갑차를 동시에 판매하게 되는 등 다양한 신규 사업 기회가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신현우 한화테크윈 대표는 “두산DST 인수는 글로벌 방산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분야별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효율성을 제고해 해외시장을 개척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두산DST 인수를 계기로 김승연 회장의 ‘뚝심 경영’도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방산은 물론 화학, 태양광 등 주변의 염려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추진한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것.
매출 19조원 규모로 업계 1위로 올라선 석유화학 부문에선 수익성이 대폭 개선돼 한화케미칼은 지난해에 영업이익 3302억원으로 5년래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한화토탈 역시 7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인수 직전인 2014년 한화그룹 계열사 전체의 영업이익이 4000억원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화학부문 강화의 효과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한화그룹은 석유화학 부문을 ‘글로벌 톱5‘에 올려놓는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 주변의 우려에도 추진한 태양광 사업도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한화큐셀은 지난새 실적이 매출 17억9900만달러(약 2조 958억원)와 영업이익 7660만달러(약 892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남성우 한화큐셀 사장은 “규모의 경제 실현 등으로 합병을 통해 1억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며 “연간 판매량도 2014년(2기가와트)에 비해 60%가량 늘어난 3.3기가와트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1위 업체인 한화큐셀은 올해 생산량을 5.2기가와트 수준으로 확대해 공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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