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년간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선진국들 사이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올라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낳았지만, 글로벌 관점에서는 상대적으로 변동 폭이 적었다는 분석이다.
7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2015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0.7%는 OECD 34개 회원국 중 10번째로 높았다. OECD 평균인 0.6%보다는 0.1%포인트 높은 수치다.
3년 전인 2012년 한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2%에 달했지만 OECD 순위는 21위에 그쳤다.
물가상승률이 1.3%로 떨어진 2013년에는 오히려 20위로 한 계단 올랐고 수치 변동이 없었던 2014년에는 1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물가상승률이 0.7%로 반토막이 나며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65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2.5∼3.5%) 하단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OECD 회원국 사이에서는 상위권인 10위에 오른 것이다.
이처럼 수년째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눈에 띄게 둔화했지만 ‘선진국 클럽’인 OECD 내 순위가 상승한 것은 전 세계적인 성장세 둔화와 저물가 현상 때문이다.
세계 경제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OECD 평균 물가상승률은 2012년 2.3%에서 0.6%로 3년 새 1.7%포인트나 주저앉았다. 한국(-1.5%p)보다도 감소 폭이 컸다.
유럽 지역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유럽연합(EU)에 속한 28개국의 평균 물가상승률은 2.6%에서 0%로 추락했다. OECD를 통틀어 헝가리(-5.8%p)의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글로벌 경제가 둔화하고 저유가 국면이 길어지는 등 물가 하향으로 미치는 영향이 많았던 가운데 한국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임 위원은 “그러나 우리가 잘해서 순위가 자연스럽게 올라간 게 아니라 다른 나라들이 더 많이 내려간 데 따른 특이한 상황”이라며 “일본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저물가·저성장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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