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소두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실제로 대중들에게 사용되려면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7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관련 백신 개발에 착수한 미국 텍사스 갤버스턴 의과대학의 니코스 바실라키스 교수는 “1∼2년 내에 실험할 백신이 준비될 수는 있지만 실제로 대중에게 사용될 때까지는 10∼12년이 걸릴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을 포함한 보건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절차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는 브라질에서 채취한 표본을 갤버스턴에서 분석하고 있다.
또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가 시작된 지는 몇 달밖에 되지 않았으나 연구를 완전히 원점에서 착수한 것은 아니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지카 바이러스가 뎅기열, 황열, 일본뇌염과 같은 플라비바이러스 계열인 까닭에 이미 존재하는 백신에 대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섀넌 로시 연구원은 지카 바이러스가 인체에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어떤 동물이 감염되는지 분석하는 등 현재 연구는 초기단계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남미에서 북상하고 있는 지카 바이러스는 멕시코를 거쳐 미국 남부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실라키스 교수는 “미국 남부로 확산한다면 2500만∼3000만명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에 처한다”고 우려했다.
이는 남미에 갔다가 감염된 채 귀국하는 여행자들이 매개체가 될 수 있는 모기에 물릴 가능성까지 고려한 진단이다.
바실라키스 교수는 “지구촌 차원에서 볼 때 바이러스의 가장 큰 전달자는 감염자”라며 “대다수 감염자는 증세를 보이지 않아 찾아내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 지카 바이러스의 진원으로 부각되는 브라질에서도 이미 백신 개발에 착수했다.
브라질 과학자들은 미국보다 좀 더 빠른 5년 뒤에는 백신을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들은 지카 바이러스가 지금까지 매개체로 확인된 이집트숲모기(Aedes aegypti)뿐 아니라 다른 일반적인 모기를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 중이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오스왈도 크루스 재단의 연구원인 콘스탄시아 아이레스는 백신 개발보다 모기 퇴치를 위한 민관의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정부와 민간이 함께 싸우는 게 최고 백신”이라며 “고인 물을 줄여 모기가 덜 번식하도록 정부와 함께 집집마다 결의를 다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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