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부의 주요 개혁 성과는 한마디로 ‘군살 빼기’로 요약된다. 공무원 연금 개혁과 유사·중복 사업 통폐합 등 정부 세출 구조조정은 올해 세계 신용평가기관들이 한국의 신용등급을 사상 최고로 상향 조정한 밑거름이 됐다는 게 정부 안팎의 평가다. 무엇보다 국회 주도로 여·야가 함께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이뤄낸 공무원연금개혁은 올해 최대 개혁 성과다.
인사혁신처는 23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2015년 핵심개혁과제 성과점검회의’에서 공무원연금개혁 성과를 보고했다.
이날 보고에서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의 기금 기여율을 종전 7%에서 9%로 인상하고, 지급률을 1.9%에서 1.7%로 낮추면서 ‘더내고 덜 받는’ 개혁이 완료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를 통해 개혁안 자체만으로 보면 2080년까지 공무원연금 기금은 흑자 구조를 유지하면서 개혁을 하지 않았을 경우 발생했을 정부의 보전금을 향후 70년간 497조원 가량 감축했다. 지급률을 20년간 천천히 낮추면서도 첫 10년 동안 인하분의 80%를 집중시켜 공무원과 국민 모두의 이해를 얻어냈다. 또 수급개시연령을 65세로 늦추고 종전 보험료 1원을 내면 연금으로 2.08원을 받는 공무원연금의 수익구조를 앞으로는 1원을 내고 1.48원을 받도록 낮추면서 1원을 내고 1.5원을 받고 있는 국민연금과의 형평을 맞췄다. 이런 개혁을 통해 실제 상당수 장기재직 공무원들은 연금수급액이 1억원 넘게 감소한다.
기획재정부는 또 정부 지출 전반을 점검해 유사·중복사업을 통폐합했다고 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이를 통해 얻은 예산 절감 효과만 2500억원에 이른다. 올해 정부 과제 24개 가운데 기재부가 주관한 것은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및 국고보조금 개혁 △공공기관 기능 조정 △관광·의료 등 서비스산업 확충을 통한 청년일자리 창출 사업이다. 이를 통해 기재부는 올해 예산에서 기능이 비슷한 사업 370개를, 내년 예산에서는 319개 사업을 감축했다. 또 노사 합의를 거쳐 전체 공공기관 313곳에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내년 신규 채용을 4441명 늘린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특히 부정수급 문제가 끊이지 않는 국고보조금은 사업 선정·집행·사후관리까지 전 단계에 걸쳐 효과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핀테크 기술을 통한 금융 서비스도 올해 금융개혁으로 이뤄낸 성과로 꼽힌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15년 핵심개혁과제 성과점검회의’에서 금융개혁 분야 성과에 대해서 보고했다. 금융위는 올해 핀테크 육성 과제로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계좌이동서비스, 비대면실명확인서비스, 온라인보험슈퍼마켓을 꼽았다. 이같은 새로운 서비스를 활성화해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금융개혁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내렸다.
주거래은행을 인터넷을 통해 간편히 바꿀 수 있는 계좌이동서비스는 지난 10월30일 시작된 이후 20만4000건의 주거래은행 변경이 이뤄지는 성과를 냈다고 금융위는 보고했다. 또 온라인 보험슈퍼마켓은 217개 상품을 한번에 비교·가입할 수 있어 출범 보름만에 약 16만명이 방문했다고 금융위는 설명했다.
이같은 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금융위는 핀테크산업의 진입장벽을 완화하고 신규서비스에 대해 사전 보안심의를 폐지했다.
창업·중소기업의 기술을 평가해 대출을 실시하는 ‘기술금융’도 성공적이었다고 자평했다. 금융위는 올해 중 총 26조2000억원의 기술금융 대출을 공급했는데 이는 작년 4조7000억원 규모보다 6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다만 금융위는 대출이 아닌 투자방식은 6570억원 규모로 저조한 수준이었다고 보고했다.
[김규식 기자 / 김효성 기자 /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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