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1년 남긴 황창규 KT 회장이 또다시 변화를 통한 체질개선을 선택했다. 2016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플랫폼 사업자로서의 방향성을 제시한 것은 물론 신규 임원을 대거 발탁하며 ‘젊은 피’ 수혈에도 적극 나섰다는 평가다.
KT는 4일 신성장·글로벌 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Mass(매스)’ 총괄과 ‘경영지원’ 총괄을 신설하고 사장 승진 1명을 포함해 부사장 승진 5명, 전무 승진 9명, 상무 승진 23명 등 총 38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우선 신규임원 발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와 비교해 신임 상무 승진자는 14명에서 23명으로 대폭 늘었고 임원 평균 연령도 52세에서 50세로 2세 낮아졌다. 신성장 글로벌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일부 조직을 신설하면서 신규임원 발탁도 늘린 셈이다.
이번에 신설된 Mass총괄은 영업과 마케팅을 맡고, 경영지원총괄은 경영기획과 지원부서를 담당한다. Mass총괄에는 임헌문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발령됐고, 경영지원 총괄에는 구현모 부사장이 임명됐다.
1960년생인 임 총괄은 지난해부터 KT를 이끌어온 황 회장이 내놓은 첫번째 사장이기도 하다. 연세대 경영학과·서울대 경영학 석박사 출신의 임 총괄은 KTF 마케팅전략실장과 KT 홈IMC본부장을 거쳐 지난해부터 고객(Customer)부문장을 맡아 매스고객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영업을 총 지휘해 왔다. 이에 따라 임 총괄을 중심으로 영업과 마케팅을 결합한 B2B 사업군이 강화될 것으로 KT는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2년동안 비서실장을 역임해온 구 총괄은 지금까지 고객 부문 사외채널본부장, T&C 부문 운영총괄 등 주로 기업전략 업무를 담당해온 인물이다. 이번에 경영기획부문장도 겸임하게 됐다. 신임 비서실장에는 K뱅크 추진TF장인 김인회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삼성전자 출신의 김 전무는 KT 경영기획부문 재무실장으로 있다가 올해 비서실 2담당으로 일해왔다.
주요 보직인 고객(Customer)부문장에는 김철수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았다. 그는 지난해부터 고객최우선경영실장을 역임해왔다. 마케팅부문장에는 마케팅전략본부장이던 강국현 전무가, CR부문장에는 맹수호 부사장(전 KTIS 사장)이 각각 임명됐다. 기업사업부문장에는 경영기획부문장인 이문환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임명됐고, 신설된 플랫폼사업기획실장은 김형욱 상무가 전무로 승진발령됐다. 영업, 마케팅, CR 부문장 등 주요 부문장이 전부 교체되면서 황 회장의 신상필벌 원칙이 재확인된 셈이다. 특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승인과 주파수 경매 등 굵직한 현안이 내년 초 산적한 상황에서 정관계 커뮤니케이션을 총괄할 CR부문 수장이 교체돼 신임 수장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맹 신임 CR부문장은 KT 재무실 자금국장, KT 재무실장(CFO), KT글로벌사업본부장 부사장, KT커머스 대표이사 등을 두루 역임한 정보통신·재무분야 전문가로 지난 2005년 남중수 사장 시절에 CR부분에 몸담은 바 있다.
각 부문별 핵심사업에 큰 성과를 낸 상무보 23명도 신임 상무로 승진했다. 이중에는 고윤전 상무와 이미향 상무 등 여성 임원도 2명 포함됐다.
KT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플랫폼사업기획실과 고객분석실도 신설했다. 특히 플랫폼사업기획실은 CEO 직속부서로 KT를 본격적인 플랫폼사업자로 변화시키는 역할을 맡는다. KT의 융합서비스와 신규 사업의 플랫폼개발, IoT(사물인터넷) 사업기획과 빅데이터 사업화, 소프트웨어 개발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최근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합병하면서 플랫폼 사업자로의 변화를 주창한 만큼 빠르게 변화하는 ICT 생태계에 대응해 사업 체질 혁신에 나선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고객분석실은 고객의 이용패턴을 철저히 분석해 핵심사업 혁신과 경쟁력 강화를 돕는 임무를 맡았다. 산업 동향과 정교한 고객분석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모델을 혁신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계획이다. 고객분석실장에는 경제경영연구소에서 풍부한 고객분석 경험과 현장 지사장 업무를 담당해 온 고윤전 상무가 맡았다.
아울러 KT와 그룹사 간 전략 강화와 시너지창출을 위해 그동안 비서실과 경영기획부문에 분산돼 있던 그룹전략 기능을 그룹경영단으로 신설해 통합했다. KT는 이어 CR부문에 있던 창조경제추진단을 KT 성장사업과의 실질적인 협력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미래융합사업추진실로 옮겼다.
이대산 KT 경영관리부문장(전무)은 “안정 속의 세대교체로 주요 보직에 새 인물을 기용하면서 조직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며 “앞으로도 인재를 중시하고 적재적소에 전문가를 배치하는 등 글로벌 1등 KT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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