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수출의 56%를 차지하는 신흥국의 성장세가 멈췄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대(對) 중국 의존도가 세계 6위인 한국의 경우 중국의 성장전략 변화로 인한 타격이 크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신흥국의 신흥시대 끝났다’ 보고서에서 2000~2009년 4.3%포인트였던 선진국과 신흥국의 성장률 격차가 지난해 2.7%포인트로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신흥국은 2010년대 들어서면서 세계 경기를 이끌었지만 중국경제의 성장둔화와 지난해 이후 러시아와 브라질 등의 경기후퇴로 더 이상 고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관측이다.
무엇보다 신흥국의 부진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렸던 중국이 성장전략을 변경한 탓이 컸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의 성장률보다 신흥국 성장에 더 큰 영향을 미친 요인이 바로 중국의 투자율 하락과 소비중심 성장”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수치가 같더라도 중국의 성장기여도에서 투자의 비중이 줄고 소비의 비중이 올라가는 것만으로도 신흥국의 성장에는 부정적이라는 이야기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세계투입산출표에 따르면 중국의 고정자산투자가 교역상대국의 부가가치(GDP)를 늘리는 효과는 소비의 평균 2.1배에 달한다.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등은 타격을 크게 받을 수 있는 셈이다. LG경제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대 중국 의존도는 세계 6위에 달한다.
수출을 통해 이뤄지는 선진국에서 신흥국으로의 경기 파급력도 약화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2010년 0.68이었던 선진국 경제성장률과 신흥국의 대 선진국 수출 사이 상관계수는 2011년 1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0.26으로 반토막났다.
[김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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