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 고유의 의사결정 구조인 수펙스추구협의회 체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 최고경영자(CEO)들도 수펙스를 골자로 하는 ‘따로 또 같이 3.0’ 체계를 강화 발전시키고 파괴적 혁신, 강한 기업문화로 현 위기 상황을 돌파하자고 뜻을 모았다.
SK그룹은 지난 28일부터 2박 3일간 제주도에서 개최된 CEO 세미나를 마치고 이같이 결의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따로 또 같이 3.0을 통한 새로운 도약‘을 주제로 SK그룹 앞에 당면한 현안을 검토하고 내년 성장방안을 집중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태원 회장과 김창근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비롯해 임형규 ICT위원장, 정철길 전략위원장(SK이노베이션 사장 겸임),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SK E&S 사장 겸임), 하성민 윤리경영위원장 등 7개 위원회 위원장과 장동현 SK텔레콤 사장,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조대식 SK㈜ 사장 등 16개 주력 관계사 CEO와 관련 임원 등 40여명이 총출동했다. 특히 최 회장이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아 무려 3년만에 그룹 세미나에 참가함에 따라 재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최 회장은 특히 이번 세미나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기업의 경영활동은 국가와 사회라는 기반 위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사회와 국가의 미래 문제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며 ”국가차원의 관점에서 청년실업 문제나 양극화 해소를 위한 역할과 지원방안도 찾아달라”고 말했다.
또 그간 성과를 보였던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더 강화하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최 회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SK그룹이 흔들림이 없었던 것은 수펙스추구협의회가 ‘따로 또 같이’ 3.0 체제의 구심점 역할을 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고민한 지배구조 가운데 가장 좋은 답인 만큼 진화·발전시키자”고 말했다. 이어 3.0 체제의 발전을 위해 위원회의 역할 및 전문성 강화, 실행력 제고, 관계사 CEO의 적극적 참여 등을 주문했다.
SK그룹 CEO들은 최 회장의 주문에 인식을 같이 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청년 비상(飛上), 디딤돌 프로그램 및 임금공유제 등 국가적 어젠다를 발굴·지원하기로 결의했다. 또 각 관계사별로 사회적기업을 적극 설립하거나 육성해 사회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기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관계사별 비즈니스 모델의 업그레이드(따로) ▲관계사간 협력(또 같이) ▲강한 기업문화 확립 등을 제시했다. 이어 당면한 경영위기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극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치열함, 냉정함을 갖춘 강한 기업문화 ▲파괴적 혁신 등을 통한 실행력 제고로 돌파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만우 SK커뮤니케이션위원회 PR팀장 부사장은 “내년에는 각 위원회의 비전과 역할이 고도화돼 ‘따로’ 차원은 물론 ‘또 같이’ 차원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론이 구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김용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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