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살고 있는 김선아(29·가명)씨는 요즘 대형마트에서 식품과 생필품 말고도 생후 6개월된 아기 옷을 주로 구매한다. 백화점이나 로드숍에서 파는 아기 옷들은 너무 비쌀 뿐더러 고가의 옷을 사더라도 아이가 금방 자라 못 입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다. 저렴하게 사기 위해 해외직구를 해봤지만 배송 시간이 길어 마트에서 바로바로 구매하는 편이다.
김 씨는 “영유아 옷은 아이들이 빨리 자라고 또 자주 갈아 입혀야 해 굳이 비싼 옷을 살 필요가 없는 것 같다”며 “마트에서 파는 옷은 저렴하면서도 디자인이나 품질이 좋아 어떤 때는 아기 옷만 사러 마트에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최근 대형마트에서 아기 옷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 비싸지 않은 가격에 예쁜 디자인과 고품질을 보장하면서 깐깐한 엄마들의 발걸음을 붙잡는 모습이다.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재 이마트는 ‘데이즈’, 롯데마트는 ‘베이직아이콘’이란 자체 생산 브랜드(PB)로 패션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
이 중 롯데마트에서 베이직아이콘 전체 판매액 중 유아동 의류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도 25.8%에서 2014년도 28%로 2.2%포인트 늘었다. 올해 3분기까지는 28.6%를 차지해 이미 전년도 판매 비중을 넘어섰다.
이마트 역시 2013년도 대비 2014년도 유아동 의류 매출 신장율은 5.5%, 올해 상반기의 경우 4.3%를 기록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마트에서 유아동 의류 구매 비중이 늘어난 데는 PB 상품을 통해 옷 값은 내리고, 품질은 업그레이드 시킨 점이 주효했다. 이들 대형마트의 PB 제품 옷 값은 다른 브랜드 대비 20~30% 저렴한 편이다.
이마트의 데이즈 관계자는 “가격대가 비슷한 중저가 제품에 비해 데이즈 옷의 소재나 디자인 등이 우수하다는 점은 패션업계에서 다 인정할 정도”라며 “요즘 젊은 엄마들의 취향에 맞게 내놓은 만큼 소비자들에게 자신있게 권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마트는 유아동 제품을 사러 오는 고객들의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내부 조사 결과에 따라 생후 18개월 미만의 신생아 의류와 용품으로 구성된 데이즈 뉴본을 지난해 10월 선보이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유아동 제품을 사러 온 고객들은 마트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은 편”이라며 “따라서 이들의 수요를 반영해 신생아 의류라인을 따로 출시, 원스톱 쇼핑이 이뤄지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 쇼핑몰과 달리 직접 옷을 만져보고 살 수 있다는 점 또한 대형마트에서 유아동 옷을 사는 이유로 꼽힌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아이 피부에 닿는 옷을 구매하는 일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며 “그런 점에서 같은 가격이면 직접 보지 못하고 사는 인터넷 쇼핑몰보다는 대형마트에서 (아이 옷을) 살 때 엄마들이 더 안심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디자인과 고품질을 내세운 브랜드를 통해 고객몰이에 나서기도 한다.
홈플러스에 단독 입점한 영국 SPA브랜드 ‘마더케어’가 대표적이다. 마더케어는 국내에서 볼 수 없었던 PB 상품 및 직수입 해외 브랜드 등을 팔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유명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의 아내 줄스올리버가 디자인한 리틀버드 브랜드를 들여와 강렬한 색감과 영국 특유의 빈티지함을 내세운 옷으로 엄마들 사이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 마더케어 등 외국 유명 브랜드를 입점시키니 해외직구 족들도 마트로 발걸음을 옮기는 추세”라며 “특히 송도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몰려 있는 곳에서 입소문이 나 옷을 사러 오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고 귀뜸했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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