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보호’라는 미명 하에 2013년부터 공공부문이 발주하는 소프트웨어(SW) 사업에 대기업의 참여를 엄격히 제한했는데 이 조치가 되레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대기업이 참여하지 못하는 빈공간을 ‘전문성이 떨어지는’ 중견기업이 메우면서 기술력 높은 중소기업이 오히려 SW사업에 참여하지 못하는 부작용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5일 개최한 세미나에 따르면 SW 중견기업의 2014년 공공사업분야 매출은 2012년 대비 약 2.53배 증가한 481억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2012년 2.1%에서 2014년 0.1%로 크게 하회했다. 김미애 한경연 선임연구원은 “기존에는 비록 대기업이 주로 SW사업을 수주했어도 기술수준이 높은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사업을 꾸렸었다”며 “하지만 대기업이 참여가 제한되고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온 중견기업이 스스로 모든 것을 하려고하다보니 오히려 비효율적인 결과를 초래한 듯 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위적으로 대기업의 공공부문 SW사업을 제한하는 정책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강철하 한국IT법학학회 소장은“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의 ‘대기업의 공공사업 참여제한’과 같이 특정 사업자군을 시장에서 배제하는 방식은 합리적이지 않다”며 “대기업의 참여를 일정정도 보장해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저가경쟁을 유도하는 최저가입찰제 등 현재 공공사업의 발주행태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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