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여간격이 늘어난 당뇨병 치료제가 잇달아 등장하면서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일반적으로 매일 1~2회 경구약을 복용하거나 주사제를 투여받아야 한다. 하루라도 약과 떨어질 수 없는 일상은 당뇨병 환자들 삶을 힘들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최근 주 1회 투여하는 치료제가 출시되고 심지어 한 달에 1번만 투여해도 효과가 지속되는 신약 개발이 가시화하면서 당뇨병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지난 6월 한국릴리는 인슐린을 유도하는 성분인 GLP-1(글루카곤양펩티드 유사체)을 주 1회 주사해 투여하는 ‘투루리시티’ 품목 허가를 받았으며 아스트라제네카도 GLP-1 당뇨병 주사제 ‘비듀리온’을 5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달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 또한 주 1회 투여하는 GLP-1 치료제 ‘이페르잔’에 대한 품목허가를 받아 GLP-1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국내에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바이에타’ 노보노디스크의 ‘빅토자’ 사노피의 ‘릭수미아’ 등 3개 GLP-1 제품이 있었지만 모두 1일 1회 또는 2회 용법으로 투여하는 방식이었다. 똑같은 GLP-1 성분임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주1회 투여가 가능하게 된 것은, 기존 제품 반감기(물질이 신체 내에서 점점 분해돼 양이 반으로 줄어드는 시점)가 1~2분으로 매우 짧은 데 반해 신제품들은 천연 GLP-1를 변형시켜 반감기를 연장했기 때문이다.
GLP-1 치료제는 포도당 농도에 따라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는 약물이다. 인슐린 치료제와 달리 저혈당 쇼크, 체중 증가 등과 같은 부작용이 덜해 최근 각광받고 있다. 덴마크 제약회사인 노보노디스크는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으로 주 1회 복용하는 GLP-1 치료제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임상 3상까지 완료된 상태로 곧 시판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한미약품은 GLP-1 주사제를 한 달에 한 번만 투여해도 약효가 지속되는 신약(에페글레나타이드)를 개발 중이다. 현재 임상 2상까지 완료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에페글레나타이드는 GLP-1 주사제를 한 달에 1번만 투여해도 되는 첫 신약”이라며 “상용화되면 당뇨병 환자들 삶의 질이 눈에 띄게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재현 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분과 교수 “당뇨병은 10~20년 넘게 하루도 빠짐없이 철저한 자기관리를 해 나가야 하는 질환”이라며 “이 같은 신개념 치료제들은 오랜 싸움에 지친 당뇨병 환자들에게 좋은 동반자 역할을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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