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외식업체 이랜드가 미국 커피브랜드 ‘커피빈’의 중국 사업권을 확보해 본격적인 해외 커피사업에 나선다. 특히 이랜드는 현재 20여곳에 불과한 중국 커피빈 매장을 향후 10년내 1000곳으로 대거 확장해 중국 커피시장 1위 스타벅스를 따라잡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24일 이랜드그룹에 따르면 중국이랜드는 지난 21일 상하이 본사에서 미국 커피빈 측과 커피빈의 중국 내 사업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권 인수금액은 따로 없으며 , 이랜드는 향후 20년간 중국 내 커피빈 매출의 일정 부분을 매달 미국 본사에 로열티로 지급하게 된다. 로열티 비율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현재 이랜드가 중국에서 미국 패션브랜드 뉴발란스 사업을 펼치며 매출의 7~8%선을 미국 본사에 내고 있는 만큼 커피빈도 이와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196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탄생한 커피빈은 현재 미국과 독일, 한국 등 세계 30개국에 100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커피빈은 글로벌 시장에서 커피빈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는 배타적 사용권을 현지 사업자에게 주고 그가 매장을 운영하도록 하는 프랜차이즈 방식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에는 지난 2004년 처음 진출했다. 그동안 중국 커피빈 사업권은 TNPI 등 현지 기업들이 주로 돌아가며 행사해 왔다. 중국 커피빈 매장 수는 한때 100개에 달했지만 올해 초 20개로 쪼그라들었다.
이번에 이랜드가 사업을 다시 시작하면 곧장 대도시를 중심으로 매장을 대폭 늘릴 예정이다. 이랜드는 일단 700㎡ 이상 대형 플래그십 스토어와 소규모 점포 등 다양한 형태의 커피빈 매장을 낼 계획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인테리어부터 시작해 중국 내 커피빈을 고급 커피문화공간으로 꾸려갈 생각”이라며 “특히 중국 내 이랜드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커피빈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10년 안에 중국 전역 1000개 매장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가 중국 커피전문점 사업에 주목한 건 최근 중국이 거대 커피소비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커피빈 본사에서는 이랜드가 중국 249개 도시 내 1070개 백화점 등에서 총 7300여 개 직영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실을 높게 샀다. 제프 슈뢰더 미국 커피빈 CEO는 이랜드와 사업권 인수 계약 체결식에서 “이랜드가 중국에서 광대한 유통 경험과 성공 사례를 많이 갖고 있는 만큼 이를 통해 중국 커피빈의 새로운 성장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랜드는 이달 초 중국 유통업체 백성그룹과 합작사를 설립해 중국 최초의 도심형 라이프스타일몰을 설립하기로 했다. 따라서 향후 새 쇼핑시설에 커피빈이 주요 외식 매장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현재 중국 커피시장은 한국(2조원)의 10배가 넘는 2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세계 주요 커피전문점 브랜드도 대거 진출해 있다. 현재 미국 ‘스타벅스’가 1500개 매장으로 중국에선 가장 많은 매장 수를 확보하고 있으며 영국 ‘코스타’와 홍콩 ‘퍼시픽’, 한국 ‘카페베네’ 등이 각각 400~500개 매장으로 2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윤경훈 이랜드그룹 상무는 “커피빈이 향후 1000곳으로 늘어나면 중국 커피전문점 2위 확보는 물론이고 스타벅스도 추격할 만한 강자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랜드는 지난 2002년부터 국내에서 ‘더카페’라는 커피 매장을 개설해 현재 200개가량 운영 중이며, 2010년에는 ‘루고’라는 별도 매장까지 세웠다. 루고는 2012년과 지난해 중국 상하이와 대만에도 3개씩 매장을 냈다. 업계는 이랜드가 그간 쌓아온 커피전문점 운영 노하우를 이번 중국 커피빈 사업에도 그대로 적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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