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의 경영권 다툼은 재벌가의 부끄러운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밖에서 봐선 도무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가려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승리한 자가 옳은 것이고, 패배한 자는 틀린 것인 될까요?
오늘 일본에서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인, 그러니까 지금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차남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회장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입국했습니다.
신격호 명예회장 모친의 제삿날을 앞두고 귀국한 겁니다.
기자들의 관심은 내일 제삿날 가족들이 모여 어떤 결론을 낼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하쓰코 여사에게 기자들이 물었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이냐?"
하쓰코 여사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모친의 입장에서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 사이에서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는 매우 곤혹스러운 일일겁니다.
그렇다고 두 아들이 계속 이렇게 싸우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마음 편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하쓰코 여사를 그냥 두 아들의 모친으로만 봐서는 안됩니다.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운사의 지분을 상당 부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때문입니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광운사 지분 50%를 두 아들에게 똑같이 나눠준 뒤 나머지 지분을 하쓰코 여사에게 상속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쓰코 여사의 표는 어디로 갈까요?
아무래도 장남 손을 들어줄까요?
지금 일본에는 신동빈 회장만 남아 있습니다.
내일 제삿날인데도 신 회장은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신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친족들은 다 한국에 집결한 겁니다.
'신동빈 대 집안 일가'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진 걸까요?
신격호 명예회장이 지난 27일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한 것은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으킨 쿠데타의 신호탄이었습니다.
그런데 서막은 더 먼저 있었습니다.
신 명예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이달 중순 쯤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 임원 3~4명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지시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한국롯데그룹의 임원을 제거함으로써 신동빈 회장의 힘을 빼놓으려는 작업이 이미 진행됐던 겁니다.
그리고는 일본롯데그룹에서도 신동빈 회장의 세력을 제거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는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도 관여했다고 합니다.
결국 롯데그룹 일가들은 신동빈 회장을 몰아내기 위한 일종의 결의를 했던 모양입니다.
롯데그룹 측은 해임지시서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판단력이 흐려진 상황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일본과 한국에서 신동빈 회장 제거에 나섰다는 겁니다.
쿠데타에 실패한 뒤 어제 입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2차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진을 교체하겠다는 겁니다.
동생 신동빈 회장과 표 대결을 벌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2차 쿠데타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이번 주총의 안건으로 이사회 교체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롯데그룹측은 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을 추대하기 위한 정관 변경 이외에 다른 사안은 주총 안건으로 올리지 않겠다고 사실상 공표했기 때문입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지난 28일 만장일치로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만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를 장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보입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가족회의가 곧 열릴 것이라는 소문입니다.
그러나 가족회의에서 서로 원만하게 분쟁을 끝낼 분위기는 아닙니다.
이미 사생결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불편합니다.
기업은 오너의 것이 아니기때문입니다.
자녀들끼리 서로 갖겠다고 싸울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신격호 회장이 어렵사리 기업을 일군 공로는 있지만, 오늘의 롯데를 있게 한 건 국민입니다.
특히 롯데는 껌과 초코릿으로 큰 기업입니다.
전후 시대에, 그리고 산업화 시대에 사람들이 롯데껌과 초코릿을 사지 않았다면 지금의 롯데는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기업을 전문 경영인에게 물려주고, 자신이 번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외국의 기업인들이 이래서 부러움을 받습니다.
이번 사건은 전쟁과 산업화 시대 국가 권력의 무한한 특혜 속에 갑작히 커버린, 그래서 진정한 앙떼쁘리너쉽(기업가 정신)이 부족한 몇몇 우리 재벌들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누가 이기든 씁쓸한 뒷맛을 남길 수 밖에 없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밖에서 봐선 도무지 누가 옳고, 누가 그른지를 가려내기 어렵습니다.
결국 승리한 자가 옳은 것이고, 패배한 자는 틀린 것인 될까요?
오늘 일본에서 신격호 명예회장의 부인, 그러니까 지금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차남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회장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여사가 입국했습니다.
신격호 명예회장 모친의 제삿날을 앞두고 귀국한 겁니다.
기자들의 관심은 내일 제삿날 가족들이 모여 어떤 결론을 낼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하쓰코 여사에게 기자들이 물었습니다.
"둘 중 어느 쪽이냐?"
하쓰코 여사는 묵묵부답이었습니다.
모친의 입장에서 첫째 아들과 둘째 아들 사이에서 누구 손을 들어주느냐는 매우 곤혹스러운 일일겁니다.
그렇다고 두 아들이 계속 이렇게 싸우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마음 편한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하쓰코 여사를 그냥 두 아들의 모친으로만 봐서는 안됩니다.
한일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광운사의 지분을 상당 부분 갖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때문입니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광운사 지분 50%를 두 아들에게 똑같이 나눠준 뒤 나머지 지분을 하쓰코 여사에게 상속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쓰코 여사의 표는 어디로 갈까요?
아무래도 장남 손을 들어줄까요?
지금 일본에는 신동빈 회장만 남아 있습니다.
내일 제삿날인데도 신 회장은 아직 귀국하지 않고 있습니다.
공교롭게도 신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친족들은 다 한국에 집결한 겁니다.
'신동빈 대 집안 일가'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진 걸까요?
신격호 명예회장이 지난 27일 일본으로 건너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일본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해임한 것은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으킨 쿠데타의 신호탄이었습니다.
그런데 서막은 더 먼저 있었습니다.
신 명예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 이달 중순 쯤 한국 롯데그룹의 핵심 임원 3~4명을 해임한다는 내용의 지시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입니다.
한국롯데그룹의 임원을 제거함으로써 신동빈 회장의 힘을 빼놓으려는 작업이 이미 진행됐던 겁니다.
그리고는 일본롯데그룹에서도 신동빈 회장의 세력을 제거하려 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는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도 관여했다고 합니다.
결국 롯데그룹 일가들은 신동빈 회장을 몰아내기 위한 일종의 결의를 했던 모양입니다.
롯데그룹 측은 해임지시서를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판단력이 흐려진 상황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측이 일본과 한국에서 신동빈 회장 제거에 나섰다는 겁니다.
쿠데타에 실패한 뒤 어제 입국한 신동주 전 부회장은 2차 쿠데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를 소집해 이사진을 교체하겠다는 겁니다.
동생 신동빈 회장과 표 대결을 벌이겠다는 겁니다.
하지만, 2차 쿠데타의 성공 가능성은 낮아보입니다.
이번 주총의 안건으로 이사회 교체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롯데그룹측은 신격호 회장을 명예회장을 추대하기 위한 정관 변경 이외에 다른 사안은 주총 안건으로 올리지 않겠다고 사실상 공표했기 때문입니다.
일본롯데홀딩스는 지난 28일 만장일치로 신격호 총괄회장을 대표이사직에서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했습니다.
신동빈 회장이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롯데홀딩스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만큼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를 장악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해보입니다.
일각에서는 롯데그룹의 가족회의가 곧 열릴 것이라는 소문입니다.
그러나 가족회의에서 서로 원만하게 분쟁을 끝낼 분위기는 아닙니다.
이미 사생결단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은 불편합니다.
기업은 오너의 것이 아니기때문입니다.
자녀들끼리 서로 갖겠다고 싸울 대상이 아니라는 겁니다.
신격호 회장이 어렵사리 기업을 일군 공로는 있지만, 오늘의 롯데를 있게 한 건 국민입니다.
특히 롯데는 껌과 초코릿으로 큰 기업입니다.
전후 시대에, 그리고 산업화 시대에 사람들이 롯데껌과 초코릿을 사지 않았다면 지금의 롯데는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기업을 전문 경영인에게 물려주고, 자신이 번 전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외국의 기업인들이 이래서 부러움을 받습니다.
이번 사건은 전쟁과 산업화 시대 국가 권력의 무한한 특혜 속에 갑작히 커버린, 그래서 진정한 앙떼쁘리너쉽(기업가 정신)이 부족한 몇몇 우리 재벌들의 민낯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누가 이기든 씁쓸한 뒷맛을 남길 수 밖에 없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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