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광복 이후 우리나라 국민들이 생각한 대표적인 과학기술 성과는 무엇일까. 국산차 1호 ‘포니’와 ‘D램 메모리 반도체’,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성과로 선정됐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발표한 ‘광복 70주년 과학기술 대표성과 70선’에 대한 온라인 국민선호도 조사를 한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4일 성과를 발표한 이후 지난 17일까지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진행됐다. 대표성과 70선 선정이 전문가적 시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번 선호도조사는 국민 관점에서의 과학기술 성과에 대한 선호도 파악에 초점을 맞췄다. 설문조사에는 일반인 1만 7567명이 참여했다.
선호도 조사는 기술분야별, 시대별로 나눠 진행됐다. 기계소재 분야에서는 ‘마이카’ 시대를 연 고유모델 국산차 포니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1974년 최초 국산차 모델로 개발된 포니는 세계 16번째이자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고유 모델을 개발했다. 포니를 통해 우리나라는 자동차산업의 양산화를 이루고 일반 국민들도 자동차를 타고 다닐 수 있는 마이카 시대가 열렸다. 이를 기반으로 1966년 4만 8000대에 불과했던 자동차 등록수는 1980년대 50만대를 돌파했다.
건설환경에너지 분야에서는 전국을 일일 생활권으로 만든 ‘경부고속도로’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거리는 가장 빠른 경부선을 이용해도 꼬박 12시간이 걸렸다. 경부고속도로 건설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이동시간은 5시간으로 반 이상이 줄었고 화물수송에서 고속도로가 차지하는 비율이 47%로 높아지면서 수송 및 유통구조의 혁명을 가져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림수산분야에서는 보릿고개 극복의 일등 공신인 ‘통일벼’가 선정됐다. 1960년대 연간 쌀 생산량은 350만t에 불과해 2500만명의 국민이 먹기에 턱없이 부족했다. 통일벼 개발을 통해 1970년대 생산량이 연간 600만t을 넘어섰고 보릿고개를 이겨냈다.
전기전자 분야에서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 기술력, 생산량 등에서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D램 메모리 반도체’가 뽑혔다. 우리나라는 16M D램 개발을 계기로 1993년 83억 달러의 수출을 달성했으며 1998년 이후 D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켜나가고 있다.
이밖에 남극세종과학기지건설, 포항방사광가속기, 초음속고등훈련기(T-50), 우주발사체 나로호, 한국형표준원전 등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과학성과에 이름을 올렸다. 이장무 대표성과선정위원회 위원장은 “한국전쟁 직후 1인당 국민생산 66달러의 최빈국이었던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덕분에 세계 13위권 경제대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이번에 국민들이 선정한 과학기술 성과는 하나하나가 자긍심을 갖고 세계에 자랑할 만한 업적들”이라고 말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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