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 환자가 야간에 충분히 수면을 취한다면 인지 및 행동 장애가 개선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천대 길병원 신경과 박기형 교수는 환자 117명(알츠하이머병 환자 63명, 연령과 성별 대응 비치매 노인 54명)을 대상으로 야간 수면 특성을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0일 밝혔다.
박교수는 수면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피츠버그 수면의 질 평가 설문(Pittsburgh Sleep Quality Index)을 이용했고, 인지기능 평가를 위해 자세한 신경인지기능검사(SNSB)와 한국판 치매행동평가척도(NPI-K)를 통해 이상행동을 평가했다.
연구 결과,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수면의 양과 질이 낮으면 공간 기억력이 저하돼 길찾기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전두엽기능이 떨어져 인지저하와 이상행동이 악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알츠하이머병 환자군에게 수면잠복기는 공간지각력과 공간기억을 평가하는 Rey-Osterrieth complex figure test (RCFT) 평가 중 ‘즉각회상’, ‘장기회상’, ‘재인식’ 항목과 실행능력을 보는 항목에서 음의 상관관계에 있었다.
반면 치매가 없는 정상 노인군에서는 ‘즉각회상’, ‘장기회상’ ‘재인식’ 항목에서 수면과 통계적 의미가 없었다. 즉, 수면잠복기가 길어져서 잠이 드는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 알츠하이머 환자의 전두엽 기능이나 시공간기능이 현저히 떨어져서 이상행동이 악화될 수 있고, 길찾기 기능 등의 인지기능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알츠하이머 환자는 자주 깨지 않고 잠을 잘 자는 수면효율이 좋은 환자들은 공간기억평가(RCFT) 중 ‘즉각회상’ 및 ‘장기회상’은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지만, 정상노인에서는 의미가 없었다. 이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 야간수면때 자주 깨지 않고 수면을 잘 취하는 경우도 공간기억을 향상시킨다는 의미이다.
박기형 교수는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것은 인지기능을 호전시키는 효과 뿐 아니라 우울증을 효과적으로 조절하여 환자의 상태 호전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 치료해야 한다” 며 “노인 수면장애 치료는 개개인의 특성에 맞춰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상담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최근 임상신경학 저널(Journal of Clinical Neurology)지에 발표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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