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해외에서 처음으로 지배구조에 관한 투자설명회(IR)을 갖고 투자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주로 분기 실적발표 시즌을 전후로 장단기 실적에 관한 IR을 해왔던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와 주주 권익에 대한 내용만을 들고 해외 IR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최근 삼성과 엘리엇 지분 공방 등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면서 실적 뿐만 아니라 기업 지배구조나 중장기 주주권익 보호 노력에 대해서도 평소 주주들에게 입장을 설명해둘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3박 4일간 홍콩, 싱가포르, 런던을 돌면서 주요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NDR(난딜로드쇼)를 개최했다고 12일 밝혔다.
현대차는 이번 IR에서 현재 기업지배구조와 이사회 구조, 장단기 주주친화정책과 비전 등을 설명했다. 특히 지난 4월 만들어진 투명경영위원회에 대한 투자자들 의문을 해소해주는데도 주력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주총에서 20여개 외국계 기관투자자들이 주주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독립위원회를 구성해달라고 건의함에 따라 투명경영위원회를 설치했다. 이 위원회는 이사회 내 조직으로 운영되지만 사외이사 4명만 포함돼있다. 따라서 인수·합병(M&A)과 주요 자산 취득 등 중요한 경영 상황이 발생하거나 위원회가 중요하다고 판단하는 사안에 대해 주주 입장에서 의견을 피력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현대차는 IR에서 중간배당과 함께 자사주 매각 등 주주환원정책도 소개했다. 올해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약속했던 현대차는 다음달 중순 이사회를 거쳐 중간배당 규모를 확정짓게 된다. 지난 2010년이후 매년 배당성향을 6~7%선에서 유지해왔던 현대차는 지난해 이를 11%까지 끌어올린데 이어 올해 중간배당까지 나서면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과 비슷한 수준의 주주환원정책을 쓰겠다는 입장이다.
IR에 참석했던 투자은행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배구조와 관련된 질의응답이 다각도로 소화되면서 평소 IR에서는 실적 때문에 뒤로 밀려나있던 현대차의 주주친화정책 및 경영 비전을 나눌 수 있는 유익한 자리였다”고 평가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관 투자자들이 의외로 큰 호응을 보여줬다”며 “향후에도 기회가 되는대로 지배구조와 주주친화정책 등에 대한 IR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예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