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광표(34)씨는 새로 얻은 둘째 아들 김미남의 사진을 실감나게 찍기 위해 과감히 ‘갤럭시S7’스마트폰을 구입했다. 갤럭시S7은 후면 카메라가 두개 달린 ‘듀얼카메라폰’으로 사람 얼굴을 생동감있게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3D 스캐닝도 가능해 3D프린터와 연결하면 아기를 피규어(인형)로 만들어 간직할 수도 있다. 1000만 화소가 넘지만 카메라는 얇아서 소위 ‘갑툭튀(스마트폰 뒷 부분이 튀어나온 현상)’도 없다. 김씨는 “아기 사진을 찍는데는 듀얼 카메라가 가장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스토리는 아직 미래 시점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애플 등이 내년에 출시할 전략모델인 갤럭시S7과 아이폰7 부터 카메라가 두개 달린 ‘듀얼카메라’를 내장하면서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갤럭시S6에서 듀얼엣지 폰을 처음 내놓은데 이어, 내년 갤럭시S7에는 ‘듀얼카메라’를 내세워 차별화를 시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 등 부품업체들은 듀얼 카메라 모듈 양산을 위해 듀얼 줌 장비 등의 도입 검토에 들어갔다.
삼성전자는 최근 출시한 모바일AP 신제품(엑시노스7420)에 듀얼 이미지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를 탑재하며 듀얼 카메라 내장에 대한 사전 조치를 취한 상태다.
듀얼카메라폰은 후면에 2개의 카메라 렌즈를 장착, 촬영하는 스마트폰이다. 상단에 위치한 1번 카메라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하단의 2번 카메라는 주변 배경을 촬영해 두개 영상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영상을 보여준다. 듀얼 카메라를 사용하면 화질이 선명해지고 3D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피사체를 3D 스캐닝할 수 있고 배경 제거 기능, 동작 인식 기능 등 다양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 현재 싱글 카메라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역광을 사후 보정할 수 있고 피사체를 두드러지게 하는 기능(아웃포커싱)도 가능하다. 키움증권에서는 스마트폰 중 듀얼카메라 채택 비중이 내년 약 8% 정도에서 오는 2018년에는 20%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듀얼카메라가 본격 부상한 것은 애플이 최근 광학, 이미지 센서 전문 이스라엘 회사 ‘링스(LixX)’를 약 2000만달러에 인수하면서 부터다. 링스는 배경화면 자동 삭제, 3D 화면, 안면 인식 등이 가능한데 내년에 나올 아이폰7부터 적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인텔은 ‘듀얼카메라’시장을 개척 중이다. 올초 소비가전쇼(CES)에서 3D 인식 카메라 솔루션인 ‘리얼센스’와 안면 인식이 비밀번호 역할을 하는 트루키(True Key) 솔루션을 선보이면서 듀얼 카메라 대중화를 알렸다. 업계에서는 삼성이나 애플에 앞서 LG전자가 올 9~10월에 내놓을 전략 스마트폰에 듀얼카메라를 가장 먼저 탑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손재권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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