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퍼스 윤진현 대표는 1987년 을지로4가의 가구거리를 거닐다 창업을 결심했다. 모든 가구점 직원들이 점포정문에 놓인 의자에 앉아 담배나 피우며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에 적극적으로 발로 뛰는 영업을 하면 가구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었다. 윤 대표는 “당시 투망을 던지듯 영업하기로 했다”며 “그 흔한 카달로그 하나 없던 시절이라 모든 가구의 사이즈를 외워 오피스빌딩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세일즈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시작한 네오퍼스가 올해 처음으로 수출에 성공했다. 수출량은 올해 30억원 내년께에는 6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윤 대표는 “20년간 사무용가구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디자인가구 입찰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사우디에서는 경쟁사 대비 우리측의 가격이 비쌌지만 디자인능력을 인정받아 계약을 따내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1990년대초기 신도시 건설붐을 타고 설립 5년여만에 연매출 100억원대의 기업을 일궈냈다. 윤 대표는 “당시 철재캐비넷 같은 철재가구가 많았기 때문에 건설현장이나 기업을 많이 돌아다녔고, 사무용가구가 들어갈 만한 서울시내 10층 이상 건물은 안 가본 곳이 없다”고 술회했다. 당시 윤 대표가 직접 수주한 옛 한일개발(현 한진중공업)은 20년이 넘은 지금까지 주요 거래처로 남아 있다.
윤 대표는 2000년대 들어 철재가구 중심에서 목재를 활용한 친환경 디자인가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가구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차별화된 B2B(기업간 거래) 전문가구를 만들겠다는 전략이었다. 이를 위해 윤 대표는 개발부터 판매, 제조, 유통 모든 부서에 디자인 전공자를 20% 이상 배치하고, 매출의 6%를 디자인 연구개발(R&D)에 쏟았다. 6%의 연구비는 가구업계에서 최고 수준이다. 그 결과 약 1300종 이상의 오피스 디자인가구를 개발했다. 제품 중 절반이상은 친환경제품인증을 받았다. 지난 2006년 조달청 나라장터 등록업체가 된 이후에는 전국 1900여곳의 관공서에 매년 100억원이상의 가구를 납품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조달시장과 민간시장을 합쳐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에는 지방이전 공공기관과 각종 신사옥에 들어가는 디자인가구제안 입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에만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서울대 관정도서관, 한국도로공사, 부산항만공사, 한국예탁결제원, 대한적십자사 등에 10여곳의 주요사업장에 네오퍼스만의 디자인가구를 공급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오는 2020년까지 매출 2000억원을 목표로 공장설비투자와 해외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포천 =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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