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2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충남 당진시 합덕읍 일대에는 노란색 대형 크레인이 길이 20m가 족히 넘는 H빔을 나르고 있었다. 특유의 철타는 냄새를 따라 들어간 실내 제작공장은 가로 80m에 길이 170m로, 높이도 지상 8층 이상인 25m에 달했다. 내부에는 용접공 수십명이 대형 철골을 자르고 붙이며 건축의 뼈대, 즉 철골을 만들고 있었다. 철골의 절단에서 용접, 도장까지 가능한 대주중공업의 철골공장은 약 33만㎡(옛 10만평)로, 야구장 30개가 들어설 수 있는 드넓은 부지에 자리잡고 있었다. 일반적인 철골구조물 공장이 6만~10만㎡인 점에 비해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로, 연간 10만톤의 생산량을 자랑한다. 백두현 대주중공업 부공장장(이사)은 “공장크기 뿐만 아니라 품질이나, 가격, 납기경쟁력 면에서도 국내 최고의 철골구조 공장”이라며 “해외업체들이 칭찬할 수준의 설비를 자랑한다”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10년 인천에서 충남 당진으로 이전한 대주중공업 철골사업부가 연평균 20%의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는 국내시장을 발판으로 해외공략에도 박차를 가한다는 전략이다.
이춘성 대주중공업 부사장은 “2010년 인천에서 당진으로 공장을 확대이전하면서 연평균 20%의 고성장으로 5년새 매출이 2배가량 증가해 작년에는 1600억원대로 올라섰다”며 “국내 최고, 최대를 기반으로 해외철골구조물 공사에서 두각을 나타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 10~20%수준의 해외매출을 장기적으로 50%가량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대주중공업은 해외수출물량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10년 41억원에 불과했던 수출량은 2012년 352억원을 거쳐 작년에는 398억원에 달했다. 그간 수출은 국내 대형건설사의 중동, 아시아 등 동반진출의 성과였다. 특히 삼성그룹의 베트남 공장은 대주중공업이 철골납품에서 시공(조립)까지 현지에서 맡으면서 제품생산·납기·시공 경쟁력까지 확보했다는 평이다. 지난 2013년말부터 대주중공업은 삼성전자·전기 의 하노이·호치민 공장 4곳의 철골구조 공사를 맡았으며, 호치민 가전공장 시공에 들어간 상태다.
이 부사장은 “실적으로 보면 서울 상암월드컵 경기장, 부산 해운대아이파크, 여의도 IFC, 각종 발전소 등 가장 많은 경험을 자랑한다”며 “이제는 국내 업체들 뿐만 아니라 중동, 아시아권 해외에 단독진출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주중공업은 작년 12월 일본에서 ‘철구제작대신’ 인증을 확보했다. 최근 건설붐이 일고 있는 일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심산이다. 이 부사장은 “일본시장은 최근 건설경기가 좋은 데 반해 철골구조물 공사업체는 수요대비 공급이 모자라는 상황”이라며 “일본에서 인증을 받은 이후 카지마, 다이세이, 쓰미토모 미쓰이 등 벌써 일본 10대 건설사 중 3곳이 공장을 방문해 긍정적 논의가 오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일본업체들이 대주의 규모나 깨끗한 공장관리 등에 만족을 표시하며 작은 규모 사업부터 같이할 것을 예고했다”고 덧붙였다.
연매출 5000억원대의 대주중공업은 철골사업부와 함께 STS(스테인레스)사업부 및 물류사업부의 삼두마차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STS사업부는 스테이레스강판을 생산하며, 자동차용머플러, 배관·보일러용 강관 등을 공급해 1300억원대의 연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장 큰 물류사업부는 육·해상 운송 및 항만하역업을 통해 지난해에만 2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충남 당진 =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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