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순식간에 요금이 수백만 원…'유심 사기' 재구성

【 앵커멘트 】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통화를 발생시켰기에 이처럼 짧은 시간에 어마어마한 요금이 발생한 걸까요?
전문기관의 분석을 바탕으로 박통일 기자가 요금 폭탄 범죄 과정을 재구성해봤습니다.


【 기자 】
박 씨의 스마트폰은 도난당하고 30분도 지나지 않아 불법 국제 통화가 시작됐습니다.

▶ 인터뷰 : 박 모 씨 / 요금폭탄 피해자
- "지문인식과 비밀번호가 잠겨 있는 상태여서 이 폰을 습득해도 바로 쓰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훔친 유심칩을 신호 변환 장치에 꽂거나 조작 프로그램에 돌리면 다량의 통화가 발생됩니다.

최대 6차례 중복 통화가 가능한 유심칩의 특성을 노리고 통화가 끝나기도 전에 같은 번호로 또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대방은 실체가 없는 가상의 번호지만, 여기에 자동 응답 기능을 걸어놔 요금은 계속 부과됩니다.

통화료는 분당 1,980원.

도난 유심칩에서 통화 신호가 나오면 중계 통신 사업자를 거쳐 최종 수신지까지 연결됩니다.

이 과정에서 통신망을 연결해준 합법적인 통신 사업자들은 통화료 일부를 떼가지만 대부분은 가상의 번호를 조작한 불법 사업자에 돌아갑니다.

조직적인 운영 체계를 갖춘 통신범죄인 겁니다.

유심칩 50개 정도면 1주일 만에 수십억을 벌어들이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엄종훈 / 통신 분석 업체 대표
- "불법 유심카드를 사용한 불법 통신사업자들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발각이 되더라도 자리를 옮기면서 계속 생기는 상황입니다."

유심칩을 이용한 통신사기 피해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43조 원.

하지만, 우리나라는 유심칩을 이용한 통신사기를 제대로 파악조차 못 하는 실정입니다.

MBN뉴스 박통일입니다.
영상취재 : 김재헌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