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뚱뚱한 과체중이 정상체중이거나 마른 사람보다 심근경색 발병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서울병원 한주용 교수팀은 최근 4년간 급성 심근경색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 193명을 분석한 결과, BMI(체질량지수)가 25kg/㎡ 이상인 비만 환자가 정상체중 환자에 비해 심근경색 발생범위가 작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심근경색증으로 한번 손상된 심장근육은 재생되지 않기 때문에 발생범위가 작을수록 치료결과는 물론 치료 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
한주용 교수팀에 따르면, 비만환자(83명.평균 나이 56.2세)와 정상체중 환자(110명.평균 나이 58.3세)를 비교 분석한 결과 BMI 이외에 다른 임상적 차이는 없었다. 비만환자 그룹의 평균 BMI는 27kg/㎡로 고도비만 환자(30kg/㎡)도 5명이 포함된 반면, 정상 체중 환자는 22.6kg/㎡이었다.
심장 MRI 촬영결과 비만환자는 좌심실 전체 용적 대비 심근경색 크기가 17.9%였지만 정상체중 환자는 20.8%였다.
심근경색 발생 가능 영역을 측정한 값 역시 비만환자보다 정상체중 환자에서 더 높았다. 비만환자는 좌심실의 29.4%에서 심근경색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됐지만 정상체중 환자는 36%로 더 높았다. 그만큼 향후 심근경색이 재발하거나 관련 질환으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더 큰 셈이다.
실제로 6개월간 추적관찰해보니 비만환자 그룹은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1명도 없었던 반면 정상체중 환자 그룹은 3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동안 과체중인 환자가 심근경색 후에 오히려 사망률이 낮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이에 대한 기전이 잘 밝혀져 있지 않았고 상반된 연구 결과도 있어 계속 논란이 되어 왔다.
한주용 교수는 "심근경색에서 비만의 역설이 성립하는 이유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비만한 환자에서 심근색의 크기가 작다고 해도, 비만이 다른 심장질환의 발병위험을 높이는 만큼 적당한 운동과 건강한 식생활습관을 통한 균형잡힌 몸매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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