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마네킹이 달라지고 있다. 꼿꼿한 자세로 서있기만 한 마네킹 대신 스마트폰을 보거나 커피 마시는 모습의 다양한 마네킹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최근 가을.겨울 매장 개편을 단행하면서 마네킹도 새로운 형태로 대거 교체했다고 4일 밝혔다.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명품관 웨스트는 이번에 현대 도시인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총 398개 마네킹을 새로 선보였다. 백화점 2~4층에 층별로 5개씩, 총 15개 비주얼 포인트 구역을 마련해 이들 마네킹을 전시했다.
마네킹은 스마트폰을 보며 다리를 꼬고 앉은 여성이나 보드를 타고 출근하는 남성, 화장을 하며 커피를 마시는 여성 등의 모습으로 다양하게 꾸며졌다. 여성 컨템포러리 의류를 판매하는 2층에는 '집과 사무실'을 콘셉트로 직장 여성들의 세련된 모습을 담았으며 3층에서는 '거리와 학교'라는 주제 아래 역동적인 거리 여성들의 모습을 표현했다. 남성 컨템포러리 매장인 4층은 '가족과 일'이라는 주제로 일과 가정에 최선을 다하는 남성들 모습을 마네킹에 녹여냈다.
일반 백화점은 브랜드별로 마네킹 모양이 모두 다르지만 갤러리아는 이번에 업계 최초로 새 마네킹을 비주얼 포인트 구역 내 모든 매장에 동일하게 적용했다.
마네킹 신장도 더욱 커졌다. 남녀 모두 5㎝씩 키워 남자 마네킹은 190㎝, 여자 마네킹은 185㎝로 제작했다. 키만 높인 게 아니라 목과 발목 길이를 늘려 10등신 비율로 맞춘 게 특징이다. 마네킹 얼굴에는 눈.코.입 윤곽을 없앤 대신 가운데 곡선으로만 이목구비를 표현했으며 다리 라인에도 신경 써 슬림한 현대인 모습을 최대한 반영했다.
박정호 갤러리아백화점 디자인팀장은 "기존 마네킹은 옷 매무새를 살리는 데만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번에 새로 선보인 마네킹은 현대 소비자의 모습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며 "계절마다 마네킹 포즈에 다양한 변화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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