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개인이나 마을공동체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안에 야영장(캠핑장)이나 축구장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또 도서관이나 버스터미널 같은 도시기반시설(인프라)에 영화관, 소극장, 어린이집, 푸드코트 같은 문화·복지·상업시설도 입점해 시민 편의를 높일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3일 '제2차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도시 및 건축 규제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이같은 20건의 규제 개혁을 공개했다.
우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만 그린벨트 안에 축구장 같은 실외체육시설이나 야영장을 설치할 수 있었던 것을 마을 공동체나 개인에게도 허용하기로 했다.
다만 이때 개인은 그린벨트 지정 전부터 그곳에서 살던 사람이어야 한다. 또 시설 난립 방지를 위해 시·군·구별로 지을 수 있는 실외체육시설이나 야영장 수를 제한하고, 개인한테는 1번만 기회를 줄 계획이다.
국토부는 또 그린벨트 주민의 편의 향상을 위해 국가나 지자체가 설치할 수 있는 소규모 실내체육시설의 종목과 규모를 확대하기로 했다.
지금은 면적 600㎡ 이하의 배드민턴장, 게이트볼장만 설치할 수 있으나 앞으로는 면적 800㎡ 이하의 테니스장, 농구장, 배구장, 탁구장, 볼링장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수산물의 포장·판매만 가능했던 공동구판장에 생필품 판매시설과 금융창구시설 등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캠핑 등 증가하는 여가 수요에 대응해 도시 주변에 힐링 공간을 제공하면서 그린벨트 주민은 생활 편의가 높아지고 소득 증대의 기회도 얻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스터미널, 유원지, 시장, 청사, 문화·체육시설, 도서관, 사회복지시설 같은 도시인프라시설에 설치할 수 있는 편익시설이 대폭 확대된다.
지금은 이런 시설에 추가로 설치할 수 있는 시설이 매점, 구내식당 정도로 제한돼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영화관, 상점, 병원, 음식점, 어린이집, 소극장, 전시관, 문화센터 등을 허용해 이들 인프라시설에서 문화생활부터 쇼핑까지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상업시설을 통해 인프라시설 운영자가 수익도 확보하면서 이용자들도 사회·복지·문화·관광 수요를 한목에 해결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 등 일부 터미널의 경우 지금도 영화관이나 백화점 등이 입점해 있지만 이는 단일 부지 위에 여러 용도의 인프라시설을 집어넣는 '입체적도시계획 결정'이란 절차를 거쳐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지금은 인프라시설에 다른 용도를 집어넣으려면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는 행정 절차를 밟아야 하는데 앞으로는 이런 복잡한 절차 없이 할 수 있게 된다.
국토부는 비슷한 맥락에서 기능적으로 유사한 시설인데도 다른 도시계획시설로 분류된 시설들을 통합하기로 했다. 예컨대 지금은 각각 따로 지정해야 하는 운동장과 체육시설을 체육시설로 통합하고, 문화시설과 도서관도 문화시설로 묶는 식이다.
또 봉인시설·화장시설·공동묘지 등은 장사시설로 통합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은 도서관에 다른 문화시설을 추가로 넣을 때 도시계획 절차를 밟아야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또 철도역과 복합환승센터, 터미널 등 주요 교통 요지나 경제활동이 집중되는 시설은 주변 지역과 함께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해 복합개발을 유도하기로 했다.
입지규제최소구역은 건폐율·용적률·높이 제한, 주차장 설치 기준, 설치 가능한 건축물 제한 등의 규제를 대폭 완화하거나 배제해 창의적이면서 주거·상업·업무 등 복합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특화구역을 뜻한다.
일본의 롯폰기힐스나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가 그 모델이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공동화·노후화한 철도역이나 터미널 등이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 거점이 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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